국산 34호 신약이 탄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승인하면서다. 위산분비억제제(P-CAB) 기전으론 HK이노엔의 치료제에 이은 국내 두 번째 허가다.
식약처는 30일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 40mg(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을 품목허가했다.
펙수클루정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P-CAB 기전의 약물이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선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가 대세였다. PPI 기전 약물은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가 있지만, 최대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3~5일이 걸리고 위산분비가 재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P-CAB 기전 약물은 PPI의 한계점을 극복, '빠른 약효 발현'과 '야간 위산 과다 분비 차단' 등의 장점을 가졌다. 대웅제약 측은 P-CAB 기전 약물이 PPI 계열 기존 치료제보다 빠르게 증상을 개선하고 효과도 오래 지속함을 임상을 통해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투여 초기부터 주·야간에 관계없이 즉시 가슴쓰림 증상을 개선했고 특히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비교군 대비 3배 많은 환자에서 가슴쓰림 증상이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미국과 중국, 중동, 중남미 등에 현재까지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펙수클루정 기술수출(L/O)을 성공시킨 바 있다. 대웅제약은 오는 2022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이번 식약처 허가와 함께 즉시 펙수클루정의 약가를 신청한다. 또 약 40조원 규모로 알려진 전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펙수클루정의 경쟁 약물은 HK이노엔이 지난 2019년 출시한 '케이캡정(성분명 테고프라잔)'이 꼽힌다. P-CAB 기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2018년 국산 신약 30호로 허가받았다. 2019년 2월 출시 이후 지난해 연매출 8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56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단일품목으론 처음으로 처방액 기준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 23일 케이캡을 미국 제약사 브레인트리에 총 5억4000만달러(약 6432억원)에 L/O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대웅제약이 펙수클루정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주사제 등 제형을 다양화해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경구 투여가 어렵거나 신속하게 산 분비 억제가 필요한 환자를 위해 주사제형 펙수프라잔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가 위식도역류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의 고충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는 새해에 펙수클루정을 정식 출시해서 국내 제1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성장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