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탄소 순 배출량이 '제로(0)'가 되는 '넷제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전세계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 비율을 작년 대비 2배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고 나선 것이다.
GS 손잡고 폐목재로 전기 만든다
13일 LG화학은 청정에너지 기업인 GS EPS와 '바이오매스 기반 친환경 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열원을 지속 가능한 연료로 전환해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것이 목표다.
양사는 국내 가정 및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목재 폐기물을 우드칩 형태로 만든 재생에너지 연료를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산림 자원의 직접적인 에너지화가 아닌 통상 소각·매립되는 자원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연료에 속한다는 게 LG화학 측 설명이다. 환경 규제가 강화된 유럽연합(EU)에서도 폐목재를 지속가능한 바이오매스로 인정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LG화학 여수공장에 폐목재로 산업용 증기·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합작 설립하는 사업 타당성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LG화학은 석유화학 공장 및 단지 가동에 필요한 증기(열원)를 바이오매스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연간 약 40만톤 규모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소나무 28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2050 넷제로' 목표로 달린다
이는 LG화학의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LG화학은 오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이는 매년 평균 2000만톤의 탄소 배출(연간 420만대 차량이 내뿜는 양)을 줄여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올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체 전기량의 1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작년(5%)보다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향후에는 △바이오 납사 등 친환경 원료로의 전환 △모든 제품의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LCA(Life Cycle Assessment) 공급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 등을 통해 기업 활동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 감축에 힘쓴다는 구상이다.
지난 4월에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한국남동발전과 삼천포태양광(10MW) 발전설비의 'REC(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를 20년간 장기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REC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발전을 통해 발행되는 증서로, 이를 구매하면 친환경 전기 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 계약으로 LG화학은 올해부터 2041년까지 20년간 연평균 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총 180GWh의 전력량으로 4만30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으며, 소나무 6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있다.
최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세계경제포럼 다보스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가해 넷제로 달성 방안과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다. 사업장 내 탄소 감축에 그쳤던 기존의 논의에서 나아가 직접적인 제품 생산부터 협력업체와 물류 시스템, 제품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 감축으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신학철 부회장은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전 인류의 문제이자 고객과 시장의 기준"이라며 "우리 사업과 연관된 모든 공급망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는 등 글로벌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LG화학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