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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유통결산]③중국서 아모레 지고 F&F 뜨고

  • 2022.12.23(금) 10:01

아모레·LG생건, 중국 매출 30~40% 급감
F&F, 중국 도매매출 70% 급증…휠라도 선전

올해 초까지 뷰티·패션 업계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결과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패션업계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반면 뷰티업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 시장 진출 성적이 운명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틈바구니에 낀 한국 화장품

지난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0% 감소했다. 이 여파로 아모레퍼시픽 해외 영업손실은 92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이 기간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도 31% 줄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를 위해 나라 문을 걸어 잠근 봉쇄정책 탓이다.

하지만 봉쇄정책만을 탓할 순 없다. 한국 화장품 회사는 중국에서 화장품 판매의 온라인 전환이라는 흐름에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망을 강화하는 동안 한국의 중저가 브랜드숍은 중국에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3분기에만 △이니스프리 80개점 △마몽드 300개점 △라네즈 매장 30개점 등을 문 닫았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판매망을 '라이브커머스'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지만 '한 바구니에 담은 계란'이 깨졌다. 중국 이커머스 매출의 80%를 의존해온 중국 왕홍(網紅·크리에이터) 웨이야(Weiya)가 탈세 혐의로 퇴출되면서 LG생활건강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 화장품이 주춤하는 동안 중국 화장품은 브랜드력을 키웠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국 화장품 기업들(PROYA·Yunnan Botanee·Bloomage)은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20%대 성장했다. 한국 화장품은 중국의 중가 화장품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에 밀리고, 고가 시장에선 글로벌 브랜드에 치이고 있는 셈이다.

나이키 안부러운 MLB

중국 패션 시장도 봉쇄정책에 움츠러들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는 올해 중국에서 역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A&F, GAP, H&M 등이 2800여개 이상의 의류 매장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패션 브랜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상황과 정 반대인 셈이다.

F&F가 2020년 중국에 진출한 MLB 브랜드는 상품군을 모자에서 의류, 신발 등으로 확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MLB 중국 도매 매출은 650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늘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매장 수는 860개로 예상되며, 이는 작년 말보다 74% 증가한 수치다. 중국 등 해외 전체 MLB 판매는 올해 1조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점유율 기준 중국 3대 스포츠브랜드로 꼽히는 FILA를 운영하는 휠라홀딩스도 선전하고 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FILA 중국 수익(Design Service Fee)은 올해 6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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