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 브랜드들이 바꿔 적용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티맵(T-map) 내비게이션인데요. 구글맵 대신 티맵을 도입했다고 홍보까지 합니다. "한국 소비자만을 위해 성능을 강화했다"라고도 하는데요. 이들은 왜 티맵을 선택했을까요. 이번 주 타크따라잡기에서는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계륵' 수입차 내비게이션
일명 순정 내비게이션이라고도 하죠. 차량에 기본으로 내장된 내비게이션을 말하는데요. 커뮤니티에 '수입차 내비게이션'이라고 검색해보면 "순정은 가끔 쓰고 주로 스마트폰으로 티맵 이용한다"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뭔가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뜻이겠죠.
내장된 내비게이션 선호도는 왜 낮은지부터 살펴볼까요. 요즘은 개선됐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수입차 순정 내비게이션은 정보량이나 반응 속도 등에서 다소 열세였습니다. 업데이트도 더뎠고요. 이렇다 보니 순정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수입차 차주는 38%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어요.
수입차는 보통 순정 내비게이션으로 구글맵을 사용합니다. 해외에서는 열일하는 구글맵.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약한 이유가 있는데요. 익히 알려졌다시피 우리나라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정밀한 지도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정확도를 높이려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또한 가능할 리 없었겠죠.
신차부터는 티맵
어설픈 정보로 비호감만 사느니 차라리 업력 깊은 토종 기업과 손잡자 했던 게 수입차들의 전략입니다. 그게 바로 22년 치 도로정보를 확보한 티맵이었습니다. 같은 구간이라도 요일, 날씨, 연휴 등의 크고 작은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 도로사정을 티맵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으니 협업만 가능하다면야 수입차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셈입니다. 65~70% 정도로 알려진 시장점유율도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었을테고요.
콧대 높던 재규어랜드로버와 지프는 발빠르게 티맵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양사 판매량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 데에 티맵이 한몫 했다고 평가합니다. 최근 CEO가 처음 방한한 볼보자동차도 티맵 서비스를 공식화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도 티맵 도입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BMW는 올해 4분기, 벤츠는 2025년 일부 신차부터 티맵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예약부터 결제까지…소프트웨어 강화
자동차의 기술 강화 차원에서도 티맵 도입은 필연적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 외출이 가능한 것처럼, 수입차 업체들도 자동차만 타고도 충분히 일생생활이 될 정도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볼보는 CEO 방한 기념 프레젠테이션에서 티맵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를 소개했습니다. SK에 관련한 각종 콘텐츠와 티맵에 탑재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게 골자인데요. 대표적으로는 자동차에서 주유(전기차 충전 포함) 예약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앱스토어 구축을 통해 뉴스,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기존 티맵에서 제공했던 월별 상세 운전 습관 리포트도 제공됩니다. 운전자가 자주 찾는 목적지를 추천하는 개인 맞춤 서비스도 있습니다.
하비에르 발레라 볼보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 겸 부사장은 "통합형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한국 소비자들만을 위한 차별화된 디지털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한 것"이라며 "미래 테크놀로지 혁신을 이끌기 위해 티맵 모빌리티 등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