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말로만 듣던 '괴물'에 시동을 걸었다. 650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경험하기 직전이었다. 설렘과 긴장감이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기 전까지 지속됐다. 고성능 전기차라는 새로운 장르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한 주인공 아이오닉5 N은 개발 당시부터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서킷을 달리는 전기차. 혁신적이지만 무모한 도전은 아닐지 그간 숱한 의견이 오갔다. 회의적인 시각 사이에서도 현대차는 최고의 성능을 자신했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히는 재미없는 코너링을 아이오닉5 N의 최대 강점으로 자랑했으며 내연기관차와는 또 다른 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드리프트 제왕도 극찬했다…'코너링 완성한 아이오닉5N'
이른 아침 주행을 시작했다. 미리 세워둔 콘 사이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 8자 원을 그리는 코스. 순간적인 힘, 움직임의 정확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노말모드로 달렸는데도 힘이 엄청났다. 빠른 반응은 당연했고 제동력은 더 좋았다. 8자 코스에 진입하면서 무게 배분을 전면 50:후면 50에서 0:100으로 조절했다. 내연기관차에서도 느껴본 적 없던 짜릿한 회전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제동과 회전은 드리프트 구간에서 극대화됐다.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N Drift Optimizer) 기능을 켜고 시도하니 체감이 더 컸다. 이 기능을 켜면 선회 시 오버스티어(over steer)를 유도한다. 후륜 모터에 구동력을 우선 배분해 차량이 실제 조향 목표보다 안쪽으로 주행하는 현상을 뜻한다. 선회 탈출 시에는 구동력을 전륜에 적절히 배분해 빠른 탈출을 돕는다.
뭐니 뭐니 해도 N라인의 자랑은 폭발적인 힘이다. 100미터를 최대 rpm으로 가속한 후 속도를 줄이는 구간에서 이를 느껴볼 수 있었다. 이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N e-쉬프트(N e-Shift) 기능이 필수다. 순간적으로 rpm이 끝까지 오르며 100미터 구간을 순식간에 돌파한다. 아이오닉5 N의 제로백은 3.4초다.
잠시도 쉬지 않는 일정에 피로가 극한에 달했지만 운전대를 놓을 수 없었다. 현대차가 말한 운전의 즐거움이 점차 커졌다. 여기에는 3가지 종류의 소리도 영향을 미쳤다. rpm이 오를 때마다 꽝꽝 터지는 소리(슈퍼소닉 모드)가 극한의 짜릿함을 선사했다.
마지막 코스인 서킷으로 진입하기 전 배터리 온도를 확인했다. 30도에 조금 못 미쳤다.
앞서 사용해 본 다양한 모드들은 서킷을 달리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힘이 남아돌아 어찌할 바 모르는 아이오닉5 N을 극한으로 몰아봤다. 최대 10초 동안 출력을 증가시키는 NGB 버튼이 직선 구간 주행을 부추겼다. 코너 구간을 진입하며 관련한 기능을 활용했다. 여기에 정강이와 무릎을 지지하기 위한 패드가 격한 회전에서도 운전자를 버티게 했다.
아이오닉5 N을 타고 서킷을 달려본 인스트럭터는 "이 차라면 내연기관차와 이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오닉5 N은 단일 트림으로 운영된다.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5%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 후 기준 7600만원이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