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개발 생성형 AI(인공지능)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공개했다. 이는 내년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생성형 AI 도입에 사활을 걸며 내년은 'AI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이를 통해 수년째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체 개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 최초 공개
삼성전자는 8일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3' 행사에서 삼성리서치에서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삼성 가우스는 정규분포 이론을 정립한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로부터 영감을 얻은 명칭이다. 삼성이 추구하는 생성형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삼성 가우스를 활용해 회사 내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나아가 사람들의 일상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삼성 가우스는 머신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삼성 가우스 랭귀지)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모델(삼성 가우스 코드)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미지 모델(삼성 가우스 이미지)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돼 있다.
언어 모델은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를 위한 다양한 모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통해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 등 업무를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며 기기를 더욱 똑똑하게 제어한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코드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코딩 어시스턴트 '코드아이(code.i)'는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에 최적화되어 개발자들이 쉽고 빠르게 코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코드 설명이나 테스트 케이스 생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미지 모델은 사진이나 그림 등 창의적인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고 기존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저해상도 이미지의 고해상도 전환도 쉽게 가능해진다.
김대현 삼성리서치 글로벌AI센터 부센터장(부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생성형 AI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업계와 학계 리더들과 협력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생성형 AI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소비자의 경험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S24, 온디바이스 AI 탑재 전망
또 이날 삼성전자는 '삼성 가우스'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 기술도 소개했다.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 기기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사하는 방식이다. 단말기 내부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빠르고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리서치가 개발한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전송 없이 △기기 제어 △문장 요약 △문법 교정 등을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생성형 AI 모델들을 다양한 제품에 단계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내년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상무는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사용자의 일상생활을 더욱 창의적이고 편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고객들이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을 사용자 개개인의 사용패턴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최적화해 더욱 의미 있고 혁신적인 경험을 2024년부터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향후에도 스마트폰이 AI의 가장 중요한 액세스 포인트(접근점)가 될 것"이라며 "온디바이스와 서버 기반 AI를 모두 활용한 하이브리드 AI 기술을 통해 모바일 기기가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 스마트폰 시장 새 국면 열릴까
업계에서는 생성형 AI가 스마트폰 경쟁 새 국면을 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업계는 혁신 기술의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매년 제조사별로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폴더블폰 등 폼팩터(형태)의 변화나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일부 성능의 개선에 그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생성형 AI 기능이 새로운 소구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기술 개발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달 자체 개발한 '텐서 G3'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픽셀8'을 선보였다. 텐서 G3는 차세대 TPU(텐서처리장치)가 탑재된 온디바이스 AI 칩셋으로 구글의 AI 모델에 맞춤 설계됐다.
텐서 G3 칩의 AI 성능을 통해 픽셀8은 AI 및 머신러닝 작업 처리 능력이 향상됐다. 예를 들어 구글 포토의 '매직 에디터' 기능에는 생성형 AI가 적용돼 간단한 조작으로 피사체의 위치, 크기를 조정하거나 새로운 배경을 설정할 수 있다.
애플도 자체 운영체제(OS)인 iOS에 온디바이스 기반의 생성형 AI를 접목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차세대 OS인 iOS18에 생성형 AI를 넣기 위해 자체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시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위해 최소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