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많은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변화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 각오를 이같이 다졌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그룹이지만 '생존 방안 모색'을 화두로 던진 것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무한경쟁이 본격화되는 시대를 정면으로 마주한 데 따른 의지이기도 하다.
올해도 '미래 모빌리티'
정의선 회장은 3일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재점검했다. 이날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신년회 포문을 연 정 회장은 신년사를 발표한 후 로보틱스와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등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의 비전을 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글로벌 로봇 기업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후 미국 곳곳에 기술 개발 거점지를 두고 연구를 지속해 왔다. 최근에는 스위스로 연구 거점을 확장, 올해부터는 기술을 실현할 수 있는 제조와 양산 능력을 키우겠다는 청사진이다.
로보틱스 사업을 진두지휘 중인 김흥수 부사장은 "로봇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하며 인간과 공존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특히 정형화되지 않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얻은 기술을 완성차 제작에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4년간 다져온 AAM 사업의 중장기 계획도 살폈다. AAM본부를 이끄는 신재원 사장은 "현재 6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은 해당 시장을 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몇 가지 선제조건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신 사장은 "수직이착륙 장소와 같은 제반여건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주요 시스템들을 설계 및 개발 중이며 2028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보틱스와 AAM은 2020년 10월 현대차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정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이다. 완성차에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도 양 사업으로부터 시작됐다. 정 회장은 향후에도 모빌리티 영역으로 포괄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군을 확대해 간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이번 CES에서 AI(인공지능)나 로보틱스, 의료 등 여러 가지를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AAM, 전기차 등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해 8조9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사업 역량 확장을 위해 관련 스타트업 등에도 추가 투자를 진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