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으로 3500억원대를 기록, 1조원대를 올린 직전 연도 대비 급감했다. 업황 악화로 스프레드(제품 판매 가격과 원재료의 가격 차)가 감소한 탓이 컸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간 매출 6조3223억원, 영업이익 3589억원을 거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0.7%, 68.7%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수익성 전반이 쪼그라들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부문 별 연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합성고무 968억원 △특수합성고무(EPDM·TPV) 864억원 △페놀유도체 28억원 △기타(정밀화학·에너지 등) 178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68.9%·46.1%·99.1%·39.3% 감소한 수치다. 전년 747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던 합성수지 부문은 6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다. 이 기간 금호석유화학은 매출 1조5159억원, 영업이익 36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67.8%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서 그나마 선방했던 부문은 합성고무다. 지난해 4분기 153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68.1% 증가했다.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 방어가 가능했다. 특히 주력 제품인 NB라텍스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에 적극 나선 게 주효했다.
반면 페놀유도체는 타격이 가장 컸다. 전년 동기 19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던 해당 부문은 진난해 4분기 104억원 적자를 봤다. 중국 신규 라인 생산, 벤젠 가격 하락에 따른 구매 관망세, 플라스틱 제조원료 가격 약세 등에 수익성이 악화했다.
업황에 몰아닥친 한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의 에틸렌 생산력 확대로 역내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판매가와 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차이)'는 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 톤당 300달러를 장기간 밑돌고 있다. 올해 글로벌 에틸렌 생산력은 2억3000만톤 규모로 예상, 이는 수요를 4000만톤 가량 웃도는 수치임을 감안했을 때 에틸렌 스프레드 하향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주요 제품 수요 약세 지속으로 시장가격 상승 제한이 예상된다"며 "시장 및 제품별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수익 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