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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실적 부진 터널 벗어날 비장의 무기는

  • 2023.12.07(목) 07:50

석화 4사, 3분기 수익성 개선됐지만 4분기는 '암울'
고부가 제품 비중 커져…사업 다각화 나선다

/그래픽=비즈워치

석유화학 업체들의 3분기 수익성이 대부분 직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4분기엔 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 증가와 전방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이차전지, 이산화탄소 포집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3분기 깜짝 호실적…4분기는 '글쎄'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의 석유화학 사업은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분기와 올해 2분기와 비교해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은 각각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70억원과 영업손실 242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롯데케미칼도 적자 폭을 600억원 가까이 줄였다. 한화솔루션 역시 5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직전 분기 대비 13.6% 늘어난 수치다.

석유화학 4사 케미칼 사업 영업이익 변화 / 그래픽=비즈워치

이 기간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1.9% 감소한 842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과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이 엇갈린 이유는 석유화학 공정의 차이 때문이다.

석유화학 공정은 크게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나뉜다. 업스트림은 원유를 가공해 얻은 나프타(Naphtha, 납사)를 통해 에틸렌 등 기초 석유화학 재료를 생산하는 공정이다. 다운스트림은 업스트림으로부터 원재료를 조달해 합성고무나 합성수지를 제작하는 과정을 말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직접 가동하는 업스트림 업체로 분류된다. 한화솔루션도 여천NCC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이 탓에 다른 업체들에 비해 에틸렌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지난 9월 870달러까지 치솟았다. 700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2분기 대비 100달러 이상 오른 수치다. 

이에 비해 다운스트림 업체인 금호석유화학은 기초 유분 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사는 에틸렌 등 원재료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스트림 업체들이 3분기 '깜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업계에선 석유화학 업체들이 실적 호조가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분기 들어 전방 수요 둔화로 에틸렌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또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이 생산 설비 증설을 마치고 가동을 앞두고 있어 석유화학 제품 공급 과잉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계 부진이 끝났다기 보다는 긴 불황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며 "다만 4분기는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전방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선 석화업계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석유화학 업체들은 기존 범용 제품 생산을 줄이고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이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연내 스페셜티 제품인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증설 작업을 마무리한다. 증설 이후 현재 연산 28만톤(t) 수준의 POE 생산 능력(CAPA)은 38만t까지 늘어난다. POE는 태양전지를 보호하고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최근 태양광 발전량 증가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차전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올해 초 동박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마무리지었고, 2분기부터 실적에 포함했다. 내년엔 전해액 유기용매 설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25년엔 미국 양극박 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이차전지 소재로 매출 창구를 다변화한다.

한화솔루션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태양광 사업이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서 5.1GW(기가와트) 수준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가정용·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솔라허브'를 건설하고 있다. 솔라허브는 미국 현지에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내년 말 완공이 목표다. 회사 측은 미국 내 태양광 수요 확대에 발맞춰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태양광 모듈 생산량이 증가하면 IRA를 통해 확보하는 생산세액공제액도 증가한다. IRA 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부분을 살펴보면 폴리실리콘은 ㎏당 3달러, 웨이퍼는 ㎡(제곱미터)당 12달러, 셀과 모듈은 W(와트)당 각각 4센트와 7센트를 감면한다. 한화솔루션은 솔라허브를 통해 연간 총 1조원 가량의 세액공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RA 세액공제 세부내용 / 자료=한화솔루션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해왔던 금호석유화학도 최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사업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일 전남 여수 제2에너지사업장에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착공식을 진행했다.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플랜트는 금호석유화학 여수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시킨 후 탄산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렇게 생산된 탄산을 의료, 산업용 가스로 판매하겠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의 계획이다.

착공식 행사 참석자들이 시삽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 다섯번째부터 장갑종 케이앤에이치특수가스 대표, 한승문 한국특수가스 대표, 서정찬 한국환경공단 대표) /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향후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해 신사업을 개척하겠다는 구상이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다른 고부가 탄소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동시에 신규 먹거리와 관련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70∼80%대에 머물러 있는 중국의 석유화학 공장이 다시 가동률을 높인다면 공급과잉 압박은  거세질 것"이라며 "석화업체들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을 높이는 동시에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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