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글로벌 업황 침체로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이 적자로 전환, 타격이 컸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도 1년 만에 40% 가까이 줄면서 전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이상 급감했다.
주력사업 석유화학, 언제 볕드나
LG화학은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감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간 매출은 12조6704억원으로 6.1% 줄었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손실 382억원을 기록했다. 원료 가격과 운임 비용의 일시적인 증가와 달러-원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1개 분기만에 또다시 시작된 적자다. 앞서 해당 부문은 지난해 4분기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다 올 2분기 320억원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첨단소재 부문은 영업이익 1502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한 수준이나, 전분기 대비로는 11% 줄었다. 배터리 재료의 출하량 감소 및 판매 가격 소폭 하락, 환율 변동 등 영향을 받았다.
생명과학 부문은 매출 영업손실 10억원에 그쳤다. 당뇨 및 백신 등 주요 제품의 출하 호조에도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에 소폭 적자로 전환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 448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물량 확대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메탈 가격 안정화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관련기사:LG엔솔, 캐즘에도 바닥론 솔솔…'반등 시그널')
자회사 팜한농은 영업손실 196억원을 기록했다. 작물보호제의 국내 판매 소폭 증가에도 저수익 비료 화공사업 중단 영향으로 적자를 냈다.
"CAPEX 고삐 죈다…4조→2조원대로 축소"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LG화학은 "향후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경영 실적은 제품 스프레드 개선, 신설 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되겠지만, 획기적인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 3분기 그나마 선방한 첨단소재 부문에서도 향후 부진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론 출하량 저하, 중장기적으론 메탈가격 변동이 변수로 꼽힌다.
LG화학 관계자는 "4분기 첨단소재 출하량 중 물량 일부가 3분기로 당겨졌고, 전방 업체들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라 4분기 물량은 전분기 대비 30% 내외로 줄어들 것"이라며 "여기에 리튬 및 니켈 가격 하락이 반영돼 수익성도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양극재 출하량은 북미 물량 성장 등에 힘입어 올해 대비 25%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메탈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양극재 판가가 40%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LG화학은 내년께 고부가가치 제품을 더욱 확대하고 생산성을 늘릴 방침이다. 올해 대비 수익성 개선이 목표다. 우선 올해 투자 규모부터 보수적으로 방향을 틀 계획이다. 신사업 위주의 '선택과 집중' 강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시황과 시장 변동성, 매크로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수적이고 신중한 투자 의사결정 및 집행을 하고 있다"며 "당초 4조원가량의 CAPEX(설비투자)를 계획했으나, 시황 및 수요 성장세 변화를 고려해 2조원 중반 정도로 축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차 사장은 "내년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인 투자 규모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열분해유 공장 가동을 비롯 HVO(수처리 식물성 오일) 합작법인(JV) 설립 준비, 바이오 원료인 '3HP' 개발 착수 등 신사업은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