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 중인 가운데 MBK의 과거 투자 실패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MBK가 인수한 기술중심 기업 영화엔지니어링이 인수 7년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헐값에 매각되면서 고려아연 인수 시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IB업계에 따르면 영화엔지니어링은 2009년 MBK가 인수할 당시만 해도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기술력 우수 기업이었다. 2000년 이후 연평균 4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고, 158억원이던 매출이 2008년 26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특히 초고층 건물과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MBK에 인수된 후 회사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했다. 업황 문제도 있었지만, MBK의 경영 통제 아래 기술력 강화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 대신 투자금 배당 및 회수를 위해 단기 실적에 치중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영화엔지니어링은 인수 5년째인 2013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14년 3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자율협약을 체결했고 이후 임직원의 70%가량을 감원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수주에도 애를 먹었다. 원금 상환은 연장됐지만, 7%에 달하는 이자가 유예되지 않으면서 금융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으면서 2015년 매출은 838억원으로 급감했고 348억원을 손실을 기록, 결국 2016년 3월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2017년 496억원에 매각되면서 MBK의 기술기업 투자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실패 사례를 들어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 규모의 기술 중심 중견기업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한 MBK가 20조원대 시가총액의 고려아연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영화엔지니어링 사례에서 드러난 MBK의 한계점들이 고려아연 인수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영화엔지니어링의 경우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지위에도 불구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보다는 외형 확대에 치중하면서 실패했는데 이는 기술기업에 대한 경영 전문성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장기적 기술개발보다 단기 성과에 치중한 것이 과도한 해외사업 확장과 리스크 관리 부재로 이어진 만큼 이러한 경영 스타일은 고려아연 같은 첨단 소재기업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술기업 경영 실패 사례를 보유한 MBK가 고려아연 같은 세계적 기술기업을 인수한다면 영화엔지니어링의 실패가 더 큰 규모로 재현될 수 있다"며 "이는 비철금속 세계1위 기업 문제를 넘어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국내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부가 첨단전략기술분야로 지정하며 적극적인 육성을 천명한 이차전지 소재 등 첨단 기술이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