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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마무리…마지막 변수는?

  • 2025.01.29(수) 15:00

3월까지 잔금 22억3500만불 납입 예정
인수 직후 실적 악화됐지만 최근 반등
'中 eSSD 5년 의무 준수' 여부 심사 남아

SK하이닉스가 오는 3월 2020년 인수한 인텔 낸드 사업 부문(솔리다임)에 대한 잔금을 치른다. 거래는 계약 5년 만에 마무리되지만, 성과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최근 실적이 반등했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선 아직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자금을 치르고 나면 마지막 남은 변수는 중국 정부다. 2021년 중국 정부는 SK하이닉스가 '중국시장에 기업용 SSD(eSSD)의 경쟁사가 진입할 수있도록 지원해라'는 조건을 낼겄는데, 5년간 SK하이닉스가 이 조건을 잘 지켰는지 심사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3월 솔리다임에 대한 잔금 22억3500만 달러를 낼 예정이다. 지난 2020년 이 회사는 인텔로부터 낸드 사업을 88억44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21년 1차 계약 종결 시점에 66억900만 달러를 납입했다. 올해 2차 계약 종결 시점에 나머지 인수금을 치르는 것이다.

1차 때 인텔의 중국 다롄 생산공장과 SSD 사업부문이 SK하이닉스로 이전됐고, 2차 땐 낸드 IP, 연구개발(R&D)·생산시설 인력 등이 넘어오게 된다. 현재 인텔이 소유한 낸드 사업부의 법적 소유권도 2차를 기점으로 넘어오며, 계약이 최종 마무리된다. 

마지막 변수도 있다. SK하이닉스는 1차 계약이 종결된 2021년 중국 당국과 ▲향후 5년간 중국 eSSD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정책 유지 ▲생산량 확대 의무 ▲중국 eSSD 시장에 제3의 경쟁사가 진입하는 것을 지원해 줄 의무 등을 조건으로 인수를 승인했다. SK하이닉스는 5년간 이 의무들을 지킨 뒤에 의무 면제를 요구할 수 있다. 내년 중국 당국이 SK하이닉스의 의무 면제 요청을 받아들여야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셈이다.

낸드 시장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노렸다. 2020년 매출 기준 세계 낸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33.7%, 키오시아 18.8%, 웨스턴 디지털 14.4%, 마이크론 11.3%, SK하이닉스 11.1%, 인텔 9.4% 등이었다. 낸드 시장의 5위와 6위가 만나 2위 자리를 노린 것이다. 

하지만 인수되자마자 솔리다임의 낸드 점유율은 2021년 6.3%, 2022년 5.6%, 2023년 5.4% 등으로 주저앉았다. 

실적도 급락했다. 솔리다임의 실적 확인할 수 있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의 매출은 2022년 4조6958억원에서 2023년 3조110억원으로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2022년 3조3257억원에서 2023년 4조344억원으로 확대됐다. 2022년 3조1416억원에 이르던 자본은 2023년 마이너스(-) 7655억원이 됐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이다.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솔리다임은 작년부터 바닥을 찍고 올라오고 있다. 솔리다임의 작년 낸드 점유율은 1분기 9.2%, 2분기 8.6%, 3분기 8.4% 등을 유지하고 있다. 점유율이 뛰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작년 1~3분기 매출은 6조38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9% 늘었고, 이기간 당기순이익은 365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작년 3분기 자본도 -4104억원으로, 자본잠식 규모를 줄였다.

SK하이닉스는 내부 현금과 외부 차입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작년 9월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현금성자산은 9조1357억원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엔디비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며 작년 3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솔리다임 잔금 납부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쉬운 점은 환율이다. SK하이닉스는 2010년 10월 계약당시 원달러 환율을 1145원 기준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 환율을 기준으로 당시 잔금 22억3500만 달러를 2조5604억원으로 계산했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넘으면서 잔금의 규모는 3조2421억원으로 늘었다. 예상보다 잔금이 7000억원 가량 더 나가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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