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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상속세 지원" 의혹 속 한진칼, 정석기업 지분 매입

  • 2025.05.16(금) 15:45

조원태 일가, 21년 고려아연 출자 PEF에 정석기업 지분 매각
4년뒤 정석기업 지분매입 주체는 조원태 아닌 한진칼
"고려아연, 조 회장 상속세 지원 '담보부 대출' 의혹"
회사 "한진칼, 정석기업 지배력 강화…다른 이유없다"

한진칼이 고려아연으로부터 정석기업 지분을 4년 만에 되사오는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수 주체다. 2021년 조원태 회장 일가는 보유 중인 정석기업 주식을 고려아연이 세운 사모펀드에 팔았는데, 이번에 정석기업 주식을 되사 온 주체는 조 회장 일가가 아닌 한진칼이다. 

업계에선 조 회장 일가가 정석기업 주식 매각 대금으로 상속세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는데, 자금 흐름을 보면 사실상 한진칼이 오너 일가의 상속세를 간접적으로 지원한 모양새가 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정석기업 담보 대출' 의혹 사실일까

지난 15일 한진칼은 정석기업 15만469주(12.22%)를 520억6200만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한진칼의 정석기업 지분율은 48.27%에서 60.49%로 올라간다.

한진칼에 정석기업 주식을 판 회사는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 등이 출자한 사모펀드(PEF)가 정석기업 지분을 산 것은 2021년. 당시 고려아연은 그해 설립한 재규어제1호유한회사를 통해 조 회장 등 삼남매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보유한 정석기업 지분 12.22%를 481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2023년 12월 재규어제1호유한회사가 청산되자 정석기업 주식 대부분(12.13%, 14만9272주)은 고려아연에 넘어갔다. 

정석기업 지분거래에는 조건이 붙었다. 조 회장 일가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일정 기한 동안 처분이 제한되고, 조 회장 일가 등은 우선매수권을 보유했다. 이번에 우선매수권이 실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이 사모펀드를 통해 비철금속제련 사업과 무관한 빌딩 관리 회사인 정석기업 지분을 사들이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업계에선 고려아연이 상속세를 마련해야 했던 조 회장 일가를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측은 이 거래가 '정석기업을 담보로 한 대출'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혹의 시작은 정석기업 주식 상속에서 시작됐다. 2019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자 그가 보유한 정석기업 지분 20.64%가 가족에게 상속됐다. 상속된 지분은 △이명희 고문 6.87% △조현아·조원태·조현민 3남매 각 4.59% 등이다. 소공동 한진빌딩 등을 보유한 정석기업은 2020년 감정평가 기준 4646억원의 부동산을 보유한 알짜 회사로, 상속세 마련이 절실했다. 이 가운데 2021년 고려아연이 세운 사모펀드가 정석기업 일부 주식을 조 회장 일가로부터 산 것이다. 

고려아연이 이번 거래로 남긴 시세차익은 39억원 가량된다. 손해는 보지 않았지만 정석기업의 배당 수익 등을 포함하더라도 시세 차익은 크게 남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왜 한진칼이 정석기업 주식 샀나?

4년 만에 정석기업 주식을 되사온 주체는 한진칼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주회사로,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한진칼은 이번 주식 매입으로 정석기업 지분 60% 이상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지배구조 측면은 안정적이지만 자금흐름을 보면 한진칼이 사실상 대주주 상속세 재원 마련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상속세 재원이 필요했던 조 회장 일가는 정석기업 일부 지분을 고려아연이 세운 사모펀드에 팔았고, 4년 뒤 한진칼이 고려아연으로부터 정석기업 지분을 되사와서다.

이번에 조 회장 일가가 직접 고려아연으로부터 정석기업 지분을 되사왔다면 문제 될 게 없지만 여력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이미 조 회장은 한진칼 207만5000주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705억원을 빌린 상황이다. 

더욱이 고려아연에 판 정석기업 주식엔 우선매수권 등 옵션이 걸려있다. 고려아연이 누구에게 주식을 팔지 조 회장 일가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한진칼이 정석기업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며 "그 외 다른 측면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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