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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 믿고 투자 늘렸는데…혜택 축소 우려에 기업들 '골치'

  • 2025.06.19(목) 17:31

IRA 보조금 축소, 3분기 중 판가름
韓기업, 수십조 투자 후 수익 걱정
혜택 축소 시 중국 반사이익 우려

미국 정치권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 축소 논의가 본격화 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기존 IRA 방안의 보조금 수준에 맞춰 미국 내 투자를 늘려놨지만 이를 지속해서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져서다. 게다가 미국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거나 철회하자니 관세 압박이 여전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RA 축소, 이르면 3분기께 결과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원은 IRA에 담긴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내놨다. 이에 앞서 지난달엔 하원에서도 IRA와 관련된 인센티브를 빠르게 종료하는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IRA는 지난 2022년 미국 바이든 행정부 시절 기후변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관련 산업에 투자할 경우 세제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유도해 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게 핵심이다.

3년여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IRA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주의 기조에 따라 친환경 관련 정책은 폐기수순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자국 우선 주위 정책이 주가 되면서 해외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번에 미국 상하원에 제출된 IRA 개정안을 살펴보면 이런 기조가 명확하다. 상하원 모두 인센티브를 줄이는 것에 사실상 의견을 하나로 모은 상태로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게 관련 업계 평가다. 

국내 기업의 한 현지 주재원은 "조만간 최종 개정안이 다시 공개될 예정인데 상하원 개정안 방향성은 같더라도 세부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공동 조율에 나선 이후 IRA의 축소가 본격화 될 예정"이라며 "현지에서는 올 여름 조율을 마무리 하고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개정된 IRA가 적용될 거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 늘렸는데…국내 기업 골치

우리나라 기업 중 태양광, 배터리 업계 등은 IRA를 기점으로 대미 투자를 적극 늘려왔다. 미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데다가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까지 혜택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IRA가 통과한 이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한화솔루션, 한화큐셀, 포스코인터네셔널 등 관련 기업들은 미국에 수조원을 들여 생산거점을 강화한 바 있다. IRA 통과 후 이들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규모만 4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할 수 있었던 건 IRA의 보조금을 염두해 둔 영향이 컸다. 배터리, 태양광 등은 신규 시설 확보 혹은 기존 시설 증축 등 초기 비용 뿐만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데에도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IRA 보조금이 없다면 엄두를 낼 수 없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2023년 IRA 맞춰 늘린 설비가 올해나 내년까지 공사가 종료되고 본격적인 운영을 준비하는 상황"이라며 "공장 건립 등에 쓰인 보조금은 최초 계약 시 지급이 확정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IRA가 수정될 경우 향후 이러한 설비를 온전히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사업성이 크게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배터리 업계의 경우 하나의 공장당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1조원에 가까운 보조금 삭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태양광 업계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가량 축소를 염두해 두고 있다"라며 "관련 산업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어 예의주시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중국에 연이어 치이나 

업계에서는 미국이 IRA를 축소하면 중국 기업들의 파상공세가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우려한다. 

이미 배터리나 태양광 등 친환경 업권에서는 중국이 저가 물량 공세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나마 IRA가 미국 내 보조금 지급을 통해 수익성을 일부 담보해 우리나라나 EU 기업들의 활로를 열어줬던 측면이 있어 이를 억제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됐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IRA 보조금이 축소될 경우 다시금 중국 기업 제품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고 시장의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요인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미국을 발판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했던 기업들 입장에선 중국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는 상황에 직면하는 셈"이라며 "북미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북미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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