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민간인의 우주여행 시대가 열렸다. 오랜 인류의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민한 투자자들은 그 너머를 봤다. 바로 우주여행 투자다.
이 또한 아직은 꿈보다 해몽에 가깝지만 관련 기업들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우주여행 시대를 이끌어갈 기업들은 물론 향후 우주산업을 주도할 기업들에 시선이 몰리고 있는 것. 실제 이들 기업들이 우주만큼의 수익률을 선사할 수 있을까.
◇ 우주여행 현실로…구미 확 당기네
인류가 우주에 처음 발을 디딘지는 60년이 지났지만 우주여행 시대는 좀처럼 열리지 못했다. 우주여행 자체가 위험천만하기도 하지만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우주선을 한번 쏘아 올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10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우주는 국가적 차원에서만 접근이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처음 깬 사람은 괴짜 CEO 엘론 머스크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CEO로 유명한 머스크는 미국 우주탐사업체인 스페이스X의 CEO이기도 하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30일(미국 현지시간) 유인 우주선인 크루 드래곤(Crew Dragon)을 쏘아 올렸다. 탑승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우주비행사 2명이었지만 우주선을 쏘아 올린 주체가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란 점이 핵심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제껏 쏘아 올린 우주선 가운데 가장 비용이 적게 들어갔다는 점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크루 드래곤은 미국 아폴로 우주선 가격의 20분의 1로 저렴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은 마치 테슬라의 전기차처럼 제어판이 터치스크린 화면으로 되어 있고 목적지인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가는 길도 자율 주행으로 찾는다. 비상탈출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여 사망사고 확률도 기존 우주선이 90분의 1 이하로 낮췄다. 우주복 또한 멋지고 가볍다고 하니 돈만 있다면 우주여행의 구미를 확 당기게 하는 부분이다.
◇ 우주여행 예약 중…저궤도 위성사업 경쟁 활발
물론 우주여행이 현실이 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여전히 꿈같은 일이다. 오히려 투자자 입장이라면 먼 훗날 우주여행을 계획하는 것보다는 투자가 더 손쉽고 빠를 수 있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드 스페이스(Old Space)가 체제 경쟁의 산물이었고 과학기술의 각축장이었다면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서는 이를 어떻게 상용화하고 수익으로 연결하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행동에 옮기고 있는 기업들로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 외에 관련 기업들이 더 있다. 하나는 미국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이고 영국 버진그룹 산하에 있는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도 있다. 두 기업 모두 우주선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우주선을 개발 중이다. 이들 기업들은 실제로 웹사이트를 통해 우주여행 예약을 받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우주인터넷 부문인 스타링크를 통해 지구 저궤도에 소형 인공위성을 띄워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계획하고 있는데 저궤도 위성 또한 뉴스페이스 시대의 첫 단추로 지목된다.
아마존 역시 비슷한 계획을 가지고 스페이스X 스타링크에서 위성 부문을 이끈 임원을 영입해 저궤도 인공위성 사업을 추진 중에 있고 버진 갤럭틱이 이들의 뒤를 바쁘게 추격 중이다.
앞선 3개 기업 중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버진 갤럭틱이 유일하다. 스페이스X의 경우 미국 내 비상장 기업 중 밸류에이션(약 53조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를 스핀오프해 상장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이달 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버진 갤럭틱의 매출은 0을 유지했고, 내년 1분기 우주여행 계획이 잡혀 있고 우주선 내부를 공개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상태다.
◇ 우주에 투자하는 ETF, 여럿 포진
우주를 테마로 한 ETF도 당연히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나온 프로큐어 스페이스(Procure Space) ETF는 구성종목의 80% 이상이 우주산업에서 대부분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티커(미국 주식종목 코드)가 UFO다.
UFO ETF는 로켓, 위성제조 및 운영, 위성 시스템 장비, 우주 기술, 우주 정찰, 우주 위성 통신 관련 기업들을 담고 있다.
UFO ETF 외에 아이셰어즈 유에스 에어로스페이스 & 디펜스(iShares U.S. Aerospace & Defense), 인베스코 에어로스페이스 &디펜스(Invesco Aerospace & Defense), 에스피디알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에어로스페이스 & 디펜스(SPDR S&P Aerospace & Defense), 아이셰어즈 글로벌 인더스트리얼(iShares Global Industrrial) ETF, 에스피디알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켄쇼 파이널 프론티어스(SPDR S&P Kensho Final Frontiers) ETF도 우주 관련 ETF로 분류된다.
SK증권은 "이들 ETF 중 유독 버진 갤럭틱을 높은 비중으로 포함되고 있는 ETF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 관련 ETF 중 UFO ETF가 버진 갤럭틱 비중이 7.1%로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