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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펀드 3종 이례적 동시 출시…'뒷북 전략' 통할까

  • 2021.02.10(수) 11:00

10년 이상된 펀드 리뉴얼 K-뉴딜·테크·ESG 펀드 한꺼번에 출시
한투운용 "모멘텀 선점에선 늦었지만 영속적 투자전략으로 차별"

얼마 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재테크 시장의 주요 투자 테마로 떠오른 'K-뉴딜'과 '테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겨냥한 국내 주식형펀드 3종을 동시에 내놨다. 한 자산운용사가 각기 다른 투자 테마를 지닌 3개의 펀드를 같은 날 한꺼번에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와중이라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는 더 눈길을 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경쟁사들이 이미 비슷한 테마의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뒷북 출시'에 나선 한투운용의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이 최근 출시한 펀드는 '한국투자K-뉴딜펀드'와 '한국투자테크(Technology)펀드', '한국투자ESG펀드'다. 한국투자K-뉴딜펀드는 한국판 뉴딜정책의 수혜 가능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환경 문제까지 투자 테마로 포함한 상품이다. 

한국투자테크펀드는 향후 20~30년간 사회구조 변화를 이끌 인공지능(AI), 클라우드·엣지 컴퓨팅, 빅데이터, 전기차(EV) 산업에서 고성장이 기대되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5G, 2차 전지, 모바일·올레드(OLED) 등에 집중 투자한다. 한국투자ESG펀드의 경우 ESG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착한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K-뉴딜과 테크펀드는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고 ESG펀드는 안정적인 초과 수익에 초점을 맞췄다.

한투운용은 3개의 펀드를 한꺼번에 출시한 이유에 대해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 위기가 투자자 수요 세분화를 촉진하면서 투자자 본인들이 생각하는 시장관이 명확해지고 그에 따른 목표가 구체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개의 펀드를 동시에 만들어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투운용이 이번에 내놓은 3개의 펀드는 모두 출시된 지 최소 10년 이상 된 '묵은' 펀드들을 리뉴얼한 것이다. 한국투자K-뉴딜펀드가 리뉴얼 대상으로 삼은 한국투자마이스터펀드가 1999년에 설정돼 가장 오래됐고 한국투자테크펀드와 한국투자ESG펀드의 모태인 한국투자성장펀드와 한국투자한국의힘아이사랑펀드는 각각 2004년, 2008년에 나왔다.

펀드 설정액을 보면 한국투자마이스터펀드가 약 141억원이고 한국투자성장펀드(약 87억원)와 한국투자한국의힘아이사랑펀드(약 45억원)는 100억원에도 채 못 미친다. 사실상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3개 펀드를 되살리기 위해 K-뉴딜과 테크, ESG 등 최신 유행 투자 테마에 맞춰 다시 손봤다고 볼 수 있다.

한투운용의 리뉴얼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시장에는 비슷한 유형의 주식형 펀드들이 여럿 출시돼 있다. 뉴딜 테마로는 삼성뉴딜코리아펀드와 KB코리아뉴딜펀드, 하나UBS뉴딜임팩트펀드, 우리스마트뉴딜펀드 등이 판매 중이고 테크 관련 펀드로는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 ESG펀드로는 KBESG성장리더스펀드, 미래에셋좋은기업ESG펀드, 한화코리아레전드ESG펀드 등 다수의 펀드가 설정돼 운용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기본 투자 콘셉트가 유사하고 투자 대상에 속한 산업군이나 기업군 역시 비슷한 만큼 한투운용이 앞서 출시된 동일 유형의 펀드들과 차별화된 운용전략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동시에 3개 펀드를 출시하며 눈길을 끌긴 했지만 뉴딜이나 테크, ESG 등의 투자 테마는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이미 인지도를 쌓고 다수의 판매채널을 확보한 기존 펀드들을 제치고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투운용 역시 시장 선점 차원에선 늦었다고 인정한다. 정상진 한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모멘텀 선점 측면에서 굉장히 늦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늦은 출시에 따른 장점도 있다는 주장이다.

정 본부장은 "앞서 출시된 펀드들이 모멘텀을 선점하던 초기에는 단기적인 투자 포인트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한투운용의 펀드들은 출시가 늦은 만큼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속적인 운용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뉴딜과 ESG 등의 투자 테마가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메가 트렌드임을 감안하면 길게 봐서 지금의 출시도 늦은 건 아니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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