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상장이 임박하면서 간접적으로 공모주 수혜를 얻을 수 있는 공모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런 대어급 종목의 상장 수혜를 나누려면 공모주펀드를 잘 선택해야 한다. 같은 공모주펀드라도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코스피 상장기업에 대해선 우선 배정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 청약 대신 펀드 가입…공모주펀드 인기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134개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5조4625억원으로 올 들어 2조3500억원 넘게 늘어났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SK바이오팜, 하이브,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직후 따상, 따상상 등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이들 기업의 공모주 우선배정권을 가진 공모주펀드에 간접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공모주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우리사주 조합원과 일반청약자에게 각각 20%를 배정하고, 나머지 60%를 기관투자가에게 배정한다. 펀드는 집합투자기구로 기관투자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모주펀드는 개인투자자 대비 공모주 우선 배정 수혜를 더 받을 수 있다.
공모주펀드는 기초자산의 비중에 따라 ▲일반 공모주펀드 ▲하이일드펀드 ▲코스닥벤처펀드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일반 공모주펀드는 펀드 자산의 10~30%는 공모주를 담고, 나머지는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하이일드펀드는 전체 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도 'BBB+' 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과 코넥스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공모주 물량 5%를 우선 배정받는다.
코스닥벤처펀드는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지 7년 미만의 코스닥 상장사 주식 등에 50%를 투자하는 펀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 공모주에 대해 30%의 우선 배정 혜택을 받으나 코스피 공모주에 대한 우선 배정 혜택은 없다.
◇ 코스닥벤처펀드라더니 '크래프톤' 수혜 웬 말
그런데 최근 상장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일부 판매사들이 과장광고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코스닥 공모주에 대한 우선배정권만 있는 코스닥벤처펀드를 팔면서도 코스피에 상장하는 대어급 기업의 이름을 앞세우는 식이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코스닥벤처펀드를 판매하면서 '하반기 IPO 시장의 대어 빅히트(현 하이브)를 겨냥해 만든 펀드'라는 문구를 표기하는 등 펀드 판매 전면에 빅히트를 앞세운 바 있다.
증권업계에선 코스닥벤처펀드가 하이브,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대어급 기업의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는 것으로 고객들이 자칫 잘못 이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코스피 상장기업들을 앞세워 코스닥벤처펀드를 소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기관투자자로서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면서 일부 공모주를 편입할 가능성은 있으나 우선 배정 혜택은 없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는 금융사들이 보도자료나 광고 제작과 관련한 내부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가 기관투자자로 참여해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공모주를 편입할 수는 있지만 우선 배정 혜택은 기본적으로 코스닥 공모주에 대해서만 있다"라며 "투자자 시각에서는 대어급 공모주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각 회사별 내부통제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