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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에 대처하는 국민연금, 식품 사고 인터넷 팔고

  • 2022.07.11(월) 06:11

'인플레 방어' 식품·원자재 관련주 담아
인터넷, 항공, 관광 기업 비중은 축소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속에 코스피 지수가 2300선을 횡보하면서 최근 그 어느 때보다 '큰손'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향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지난 2분기 국민연금은 대량 보유 종목 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바구니에도 큰 변화를 줬다. 식품주와 원자재 관련주를 담은 반면 인터넷과 통신주는 덜어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중장기적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성장주에서 경기방어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비용 전가 가능한 업종 담았다

1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분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대량 보유 종목은 139개로, 1분기 118개보다 21개 증가했다. 그간 국민연금은 중장기적 투자 전략에 맞춰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왔다.

이에 따라 공시 대상이 되는 종목 수는 작년 1분기 193개에서 올해 1분기 118개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한 바 있다.

지분율에선 CJ제일제당(12.9%)이 가장 많았다. 이밖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7%), 만도(12.6%), 현대백화점(12.3%), 엘에스일렉트릭(12.2%) 등의 지분도 늘어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최근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추세이긴 하지만 적립금 규모가 늘면서 추가 매수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국민연금의 주식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식품 업종이 대다수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5일 총 73개 종목에 대해 보유 지분이 늘었다고 보고했다.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경우 지분 현황을 공시할 의무를 갖는다. 

장바구니에는 식품, 부품, 철강 업종이 주로 담겼다. 국민연금은 CJ프레시웨이와 삼양식품을 5.1%, 6.3%씩 새로 취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7.9%에서 8.9%로 1%포인트, 오리온은 7.0%에서 8.0%로 1%포인트 늘렸다. CJ제일제당도 11.9%에서 12.9%로 1%포인트 확대했다. 

식품 기업들은 농산물 가격 급등을 감안해 단가 인상에 나섰다. 그런데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원자재 가격이 내리막을 걸으면서 예상보다 이익 마진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식품은 필수소비재에 해당하는 터라 물가가 오르더라도 수요는 줄지 않아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으로 볼 수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 업종은 원재료 부담 등을 고려시 영업실적 추정치 변동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가격에 비용을 빠르게 전가함으로써 영업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연금은 아울러 소재·부품 기업들의 비중도 확대했다. 반도체 부품사인 하나머티리얼즈과 리노공업 지분을 5.0%, 5.1%씩 신규 취득하고 마찬가지로 반도체 부품을 생산, 납품하는 대덕전자(1.0%포인트), 원익머티리얼즈(2.2%포인트)의 비중을 늘렸다.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코스모신소재(2.3%포인트),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도(2.2%포인트), 에스엘(1.0%포인트) 역시 더 사들였다.

원자재 기업도 국민연금의 레이더에 걸렸다. 철강기업인 하이록코리아와 현대코퍼레이션을 각각 5.1%, 5%씩 취득했고 태광(1.0%포인트), 세아제강(1.1%포인트), 포스코인터내셔널(2.1%포인트)의 비중도 늘렸다. 액화석유가스(LPG)를 유통하는 SK가스(1.0%포인트)도 추가로 담았다.

이들 업종은 식품과 마찬가지로 판가 인상을 통한 비용 부담 해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시기 수혜 업종으로는 소비탄력성이 낮은 에너지 업종이 대표적"이라며 "또한 최종재보다는 원자재나 중간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가격 전가력이 높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인터넷·통신·항공은 덜어냈다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5% 이상 지분을 갖고있던 47개 종목에 대해선 비중을 축소했다. 이중에선 시가총액 상위권에 속한 카카오, 네이버 등 인터넷 업종과 KT, SK텔레콤 등 통신 업종이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카카오의 비중을 7.4%에서 6.4%로, 네이버를 9.2%에서 8.2%로 각각 1%포인트 줄였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수혜를 누린 업종이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국면에서 매출 성장폭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경기 둔화로 주요 사업부 매출 성장세가 약화하고 비용이 증가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카카오의 영업이익 역시 시장 컨센서스를 11.6%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이를 고려해 카카오와 네이버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10.1%, 8.0%씩 하향 조정했다.  

국민연금이 경기방어주로 인식되는 통신주 비중을 축소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KT는 12.7%에서 11.6%로 1.1%포인트, SK텔레콤은 8.6%에서 7.5%로 1.1%포인트 줄였다. LG유플러스는 9.4%에서 8.4%로 1%포인트 낮췄다. 

증권가는 5G 가입자 유치 경쟁에 따른 비용 증가가 통신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압박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규제 상황 개선과 주파수 비용 감소는 이미 알려진 호재"라며 "이동통신(MNO) 가입자 증가는 매출액에 긍정적이나 비용 증가를 수반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1분기 부진했던 LG유플러스 외에 다른 통신사들은 높아진 기저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리오프닝주에 해당하는 항공과 관광 비중도 줄였다. 진에어는 7.6%에서 6.54%로 1.08%포인트, 제주항공은 6.4%에서 4.4%로 2%포인트 축소했고 하나투어는 8.4%에서 6.3%로 2%포인트 낮췄다.

한편 최근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를 향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주식 수익률은 –7.5%을 기록했다. 평가액이 낮아지면서 보유잔고도 줄고 있다. 국내 주식 보유액은 152조원으로 작년 말 대비 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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