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1대주주에 올랐다.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지분 14.8%를 인수하는 대가로 지급해야 할 돈을 예정보다 앞서 입금해버리면서 주식 취득을 매듭지은 것이다.
지난 10일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의 주식매매계약 발표 이후 에스엠 현 경영진 측이 '역세탈세' 문제 등을 연이어 거론하자 논란의 불씨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이브는 22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14.8%(352만3420주) 취득 날짜를 3월 6일에서 22일로 앞당겼다고 공시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 지분을 주당 12만원, 총액 4228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는데 이 돈을 조기에 입금하면서 거래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애초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주식매매계약은 3월 6일이 거래종결 예정일이었다. 이 날짜를 거래종결일로 지정했던 이유는 계약상 규정한 '선행조건' 때문이었다.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계약에선 통상적인 주식양수도계약처럼 ①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측면에서 진실하고 정확할 것 ②확약 및 의무가 중요한 측면에서 이행될 것 ③본 거래를 금지하거나 중대하게 제한하는 법원 기타 정부기관의 판결, 명령 기타 조치가 없을 것 ④본 거래의 종결에 필요한 정부기관 승인을 받았을 것 등의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주식매매계약 발표 이후 반대편에 서 있는 이성수 대표 등 에스엠 현 경영진 측은 홍콩법인 CT플래닝(CTP)을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저격하면서 하이브를 압박했다.
에스엠 경영진의 이런 행보는 정기주총을 앞두고 주주 표심에 호소하는 동시에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의 주식매매계약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하이브는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내용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본인들이 인지하지 못한 거래 발견시 이 전 총괄이 이를 모두 해소하도록 계약을 맺었고, 앞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이사회를 통해 투명하게 관리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견해를 유지해온 하이브가 22일 이수만 전 총괄과의 주식매매계약을 조기에 매듭지은 것은 에스엠 경영진 측의 문제제기가 '의미 없다'고 일축하는 표현인 동시에 거래종결에 대한 일말의 불확실성에 쐐기를 박고자 한 것이다.
하이브는 향후 이수만 전 총괄의 남은 에스엠 지분 3.65%(86만8948주)도 '기업결합승인을 받은 시점 또는 거래종결일로부터 1년이 되는 시점 가운데 빠른 시점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주당 12만원에 살 수 있는 '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이 지분도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2월 하이브 몫이 된다.
한편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전날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우리의 에스엠 인수는 최대주주 지분을 매입하고 공개매수도 하기 때문에 적대적 M&A가 아니다"며 "경영진과도 적대할 의향이 없고, 카카오와도 에스엠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는 전제하에 제휴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