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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 사태도 핵심은…'주주의 비례적 이익' 도입"

  • 2023.02.25(토) 17:21

행동주의 과도한 의존도…카카오 신주·CB발행 부작용 사례
하이브의 '부분 공개매수'도 일반주주 이익 침해 소지 있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 안다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이들은 최근 상장회사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행동주의펀드다. 

행동주의펀드의 적극적인 역할로 자본시장 전반에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한계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행동주의펀드도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주주보호의무를 담은 '주주의 비례적 이익' 도입을 통해 애초에 주주가치 제고를 수반하는 경영을 기업들이 할 수 있는 근본적인 환경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증권법학회는 25일 '행동주의 펀드와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라는 주제로 정기세미나를 열고 최근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 주요 쟁점과 시사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얼라인파트너스가 에스엠에 목소리를 높여온 것은 지배주주의 프리미엄을 낮추고 일반주주의 가치를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며 "주주규합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면서 일반주주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행동주의펀드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에스엠 이사회가 카카오에게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은 주주이익 편취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에스엠 이사회와 합의한) 행동주의펀드도 늘 천사(주주 입장에 선다)는 아니고 이들도 사익추구를 위해 행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에스엠이 카카오에게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돈이 필요해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지난해말 에스엠 재무제표를 보면 현금유동성이 풍부하고, 필요시 은행에 돈을 빌려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에스엠 이사회가 주장하는 '전략적 제휴' 측면이라고 해도 제휴 계약만 체결하면 되는 것이지 주식을 주는 자본투자가 뒤따를 필요는 없다고 봤다.

이 교수는 "에스엠은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해 주식발행이 왜 반드시 필요한지를 주주들에게 소명하고 소통했어야 했다"며 "꼭 지분을 투자해야만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결국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이를 관망하는 행동주의펀드의 한계 등을 막으려면 상법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넣어 주주이익 보호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란 대주주, 소액주주 모두 각자의 주식 1주당 가치를 보호한다는 뜻을 담은 개념이다. 대주주든 소액주주든 주식 1주의 가치는 동일하다고 배우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 이들 주식의 가치는 다르게 평가 받는다. 

이는 현행 상법 제382조의3이 이사의 충실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는 없기 때문에 경영진이 애초에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며 경영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넣어 행동주의펀드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행동주의 펀드에 의한 부작용도 줄여 일반주주 보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만약 상법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들어가 있었다면 (행동주의 펀드의 주장처럼) 기업가치 예상액을 30만원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카카오에 대한 신주발행가격을 한 참 낮은 가격에 정하는 것은 주주가치 훼손 행위로 위법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교수는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 전체가 아닌 부분 공매개수하겠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수만 전 총괄로부터 확보한 지분(14.8%)외에 공개매수로 25%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선언한 하이브의 방식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하이브와 같은 부분 공개매수 방식은 공개매수에 배제될지 걱정하는 주주들에게 압박감을 줄 수밖에 없고, 또 공개매수 완료시 지분율 40%라는 강력한 지배주주가 탄생하기 때문에 일반 주주의 견제기능은 그만큼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하이브가 주식 전량을 공개매수한다고 해도 12만원이라는 가격이 합리적인지는 의문"이라며 "얼라인파트너스가 12만원이라는 가격이 낮다고 보는 것도 같은 취지이며 결국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도입해야 공개매수 가격이 부적절한지 약탈적 가격인지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주주의 비례적 이익 도입을 통해 경영진 및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보호 활동에 근거를 부여하고 사익추구 등 부작용을 제어해 주주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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