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입장에서 반가울 소식이다. '강대강'으로 치달으며 난항을 겪던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 방향으로 급물살을 타면서 뉴욕증시가 안도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 주에 부채한도 합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시장에서 우려한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없을 전망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지난해 3분기 대거 사들였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 주식을 하나도 남김없이 처분했다.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정학적 불안감이 확산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신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일본으로 관심을 돌리는 분위기다.
바이든·매카시, 부채한도 협상 합의 '확신'
최근 뉴욕증시를 짓누르던 미국의 국가 부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듯하다. 부채한도 상향 이슈를 놓고 강하게 맞서던 바이든 정부와 공화당(하원 다수당)이 한목소리로 부채한도 협상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러 떠나기 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맥카시 하원의장도 같은 날 "디폴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뒤 18일에는 "하원이 빠르면 다음 주에 부채한도 합의에 대해 표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앞서 지난 2011년 부채한도 협상 지연으로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후폭풍에 시달렸던 경험이 있는 미국 정부와 국회가 이번에는 조속한 합의를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견해다. 쟁점은 내년 예산 삭감에 대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 공화당은 예산 지출 삭감을 전제로 한 상향을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화당과 미국 정부가 내년 예산안 중 각각 국방 지출과 메디케어 지출 부분을 축소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버핏의 버크셔, TSMC 주식 몽땅 팔았다
지난해 3분기 평소 전통 산업을 선호한다는 시장의 선입견을 깨고 '파운드리 최강자' TSMC 주식을 대거 매수했던 워런 버핏이 지난 1분기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투자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1분기에 TSMC 주식 829만2724주를 매도해 보유 지분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분기에 6000만주 가량을 사들인 뒤 바로 다음 분기인 4분기에 5176만주를 처분한 데 이어 이번에 잔여 지분을 전량 매도한 것이다.
시장에선 버핏이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는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근래 경제가 회복세를 타고 있는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버핏은 지난 6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대만보단 일본에 투자하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선 1분기에 이토추상사, 미쓰비시상사, 마루베니, 미쓰이물산, 스미토모상사 등 일본 5대 상사의 보유 지분을 늘렸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