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㉜'해외 매각설?'...주총 막바지 프레임전쟁

  • 2024.03.26(화) 17:00

송영숙 회장측 "장차남 해외자본에 지분 매각할 것" 주장에
임종윤 사장측 "유언비어 취소해야…경영권 넘긴건 송회장"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향배를 가를 정기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외자본 매각설'까지 거론되면서 막판까지 프레임(Frame)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틀'이나 '구조' 뜻하는 프레임은 정치권의 선거전이나 경영권 분쟁처럼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대립을 보일 때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거나, 혹은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낙인을 찍기 위한 논리구조를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측이 언급한 '임종윤·종훈 형제의 해외자본 매각설'은 주총 최대 캐스팅보트였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지분율 12.54%)의 표심이 장차남으로 기운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마지막 남은 캐스팅보트인 연기금과 기관투자자 표심을 의식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송영숙 회장은 26일 입장문에서 "남편 임성기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은 우리 가족의 숨통을 죄어 왔지만 가족 누구도 아버지의 유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가족 중 아들 둘의 입장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남(임종윤)과 차남(임종훈)은 OCI와 통합을 저지한 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해외 자본의 속성상 그들은 한미의 철학보다는 자신들의 수익에 혈안이 돼 한미그룹 가족(임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일부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 회장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임종윤·종훈 사장은 "어떤 근거 또는 누구의 감언이설에 의해 두 아들이 회사를 해외자본에 넘긴다고 단정하는지 모르겠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밝혀달라. 혹시 왜곡된 정보나 유언비어를 듣고 그런 판단과 말씀을 하셨다면, 취소나 정정해 주시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특히 "선대 회장님께서 한 평생을 받쳐 대한민국 1등 제약회사로 일구어 놓은 한미약품그룹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한 번도 팔 생각을 해 본적 없고, 앞으로도 그 어떤 매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밝힌다"며 "오히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통합이라는 명분을 만들어 상속세 등 개인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 주식을 제약산업과 무관한 OCI에 매각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영권을 넘겼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이 28일로 예정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해외자본 매각설'이 이사진 선임에 결정적 캐스팅보트를 담당할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프레임전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의 편에 서면서 장차남 측이 지분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가운데 나온 주장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54%(이하 의결권 지분 기준)를 보유해 이번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좌우할 키맨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이에 따라 임종윤·종훈 사장측 지분은 기존 25.86%에서 38.4%로 확대, 모친 송영숙 회장 측의 32.95%보다 우위에 섰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국민연금으로 향한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7.91%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한미약품 주총은 총 11명(송영숙측 6명, 임종윤측 5명)의 이사 후보 가운데 최대 6명을 다득표 순으로 선임하는 방식이다. 단, 보통결의 요건(주총 참석주식의 과반)을 충족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주총 참석률 100%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는 후보가 곧 과반을 확보하며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편 이날 수원지방법원은 임종윤·종훈 사장이 낸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합병 관련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했다. 임종윤 사장측은 즉시 항고하고 본안 소송으로 재판부의 판단을 다시한번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