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 소송'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소송이 대법원 판결을 앞둔 가운데 소송 최종 결과가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재산 분할 금액을 조정한다면 그룹 경영 안정성을 되찾으면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원심을 유지할 경우에는 유동성 부족 문제가 빚어지면서 배당금을 대폭 늘리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
재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심리 중이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액 1조 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이번 상고심에서도 분할 규모에 이목이 쏠린다.
핵심 쟁점은 'SK 주식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볼 것인지'와 'SK의 모태인 대한텔레콤의 주당 가치'다. 앞서 2심 재판부는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평가하면서 주당 가치를 100원으로 계산했는데, 액면분할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 1000원으로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의 기여율이 10배 늘고 최태원 회장의 기여율이 10분의 1로 줄었다. 최태원 회장의 기여분이 줄면서 SK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본 중대한 논리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재산 분할 액수는 바뀌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산식 오류가 사건 판결 취지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SK그룹에 미친 영향이다. 비자금이 당시 SK그룹으로 흘러들어가 종잣돈 역할을 했는지 등 실질적인 기여도가 관건이다. 아울러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을 분할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대법원 판결 시나리오에 따라 SK그룹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내다봤다. 우선 대법원이 파기환송(고등법원 재심리)을 결정할 경우 1조4000억원 상당의 재산 분할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방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만큼 주가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기업은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경우 SK그룹이 자사주(보유분 24.8%) 소각을 통해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을 33.9%까지 높여 경영권 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면 원심을 유지할 경우 1조 3808억원의 현금을 당장 조달해야 하는 압박에 놓인다. 한화투자증권은 자사주를 백기사 등 우호 세력에 매각하고 최 회장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배당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SK 우선주의 재평가가 기대된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의 자사주를 소각으로 쓸지, 현금 조달을 위한 담보로 활용할지에 따라 지배구조 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