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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입힌 애플워치.. 시계산업 위협할까

  • 2014.09.12(금) 16:57

크기·재질 다양화..액세서리 활용도 높아
스위스 시계산업 영향줄지 관심..반응 엇갈려

애플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스위스를 중심으로 한 전통 시계 산업에 영향을 줄 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애플은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으로 음악과 휴대폰 산업의 지형도를 바꿔놓은 바 있어 '애플워치'란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도 기존 시계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 제품이 기존 스마트워치들과 다를 바 없는데다 애플다운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면에서 타격을 입힐 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많다.

 

▲ 애플워치 3가지 모델 가운데 '에디션'은 본체를 18K 금으로 만들고 멋스러운 스트랩(시계줄)을 달 수 있게 한 것이 눈길을 끈다.

 

애플이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한 애플워치(Apple Watch)는 첨단 정보기술(IT)에 패션을 결합한 제품이다. 스마트워치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재질, 색상의 스트랩(시계줄)을 갈아 끼울 수 있어 액세서리로 손색이 없다.

 

애플은 벨킨 등 외부 업체들과 손잡고 아이팟이나 아이폰, 아이패드용 주변기기를 만들어 왔다. 애플워치의 시계줄 영역도 외부 업체들이 뛰어들 여지가 있다. 특히 '애플워치 에디션'이란 모델은 본체를 18캐럿(18K) 금으로 만들어 명품 손목시계로 언제든 탈바꿈 할 수 있게 해놨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갤럭시기어S'란 신형 스마트워치를 내놓으면서 크리스탈로 유명한 스와로브스키와 손잡고 특별판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애플은 '패션'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안젤라 아렌츠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고, 7월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태그호이어 임원을 데려왔다. 이렇게 탄생한 애플워치는 전통 시계 산업, 특히 스위스로 대표되는 명품 업체들에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일주일간 열린 '뉴욕 패션위크' 행사에서 유명 스타일리스트 로건 혼(왼쪽)과 니키 힐튼이 삼성 신형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S' 스와로브스키 특별판을 손목에 차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NP 파리바의 루카 솔카 애널리스트는 "애플워치를 비롯한 스마트워치들이 내년과 내후년에 스와치(Swatch), 티소(Tissot)의 매출을 각각 10%, 5%씩 잠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시계 산업 분야 애널리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애플워치는 전체 시계 산업에 영향을 줄 것이며 주로 중저가 제품에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디자인의 애플이 막강한 브랜드 파워에다 자본력을 동원해 애플워치를 지속적으로 밀고 후속 제품까지 내놓는다면 스위스 시계 산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제품 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은 얼마전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애플워치가 "스위스 시계 산업을 곤경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위스 시계 산업계에선 크게 두려워 하지 않는 모습이다. 막상 뚜껑을 열고 나온 애플워치가 기존 제품들과 별반 다를 게 없고 애플다운 혁신성도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WSJ에 따르면 명품 시계 브랜드 위블로의 장 클로드 비버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워치에 대해 "다소 차갑고 개성이 결여됐다"라며 "완벽해 보이긴 하나 완벽한 것은 때로 매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평했다.

▲ 애플워치가 등장하기 전에 해외 정보기술(IT) 매체들 사이에서 떠돌던 상상 이미지들. 애플의 혁신성과 디자인 능력을 감안해 첫 스마트워치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미국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를 비유하면서 "그녀 입가의 점은 개성이자 하나의 표식으로, 그걸 보고 대번에 신디 크로포드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명품 시계들은 애플워치가 갖지 못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애플워치가 시계라기 보다 손목에 차고 다니는 아이폰에 가깝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보통의 손목시계가 1~2년에 한번씩 배터리를 갈아끼우는 반면 애플워치는 매일 충전해야 구동하는 스마트폰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애플워치의 실제 모습을 보고 실망한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애플 신제품 발표회 당시 회사 주가는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신형 아이폰 때 다소 밀리던 주가는 전자결제 시스템 '애플페이'가 소개될 때 반짝 올랐다가 애플워치가 공개되자 쭉 빠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계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하면서 애플워치가 이전 애플 제품들 만큼의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스위스 시계 산업 전문가는 "애플워치가 오랫동안 가치를 가진 아이템이라기 보다 일시적인 제품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스위스 시계 매장 관계자 말을 인용, "애플워치는 성공할 것이나 스위스 명품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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