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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메타버스 성공하려면 콘텐츠 키워라"

  • 2021.04.27(화) 16:37

[메타버스 뭐길래]③
오연주 정보사회진흥원 연구원 인터뷰
"K팝 같은 콘텐츠와 메타버스 융합해야"

요즘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핫(Hot)'하다는 메타버스 서비스 '로블록스'. 세계 1억5000만명이 즐기고 있다는 로블록스의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은 자신을 상징하는 3D 아바타를 통해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즐기거나 본인이 직접 게임이나 콘텐츠를 만들어 팔 수도 있다. 미국 10대 사이에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보다 로블록스 체류시간이 더 길 정도로 인기다.

로블록스 서비스 흥행에 힘입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플랫폼 육성을 위해선 내용물인 콘텐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최근 '메타버스가 다시 오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의 현황과 잠재력을 분석한 오연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정책본주 책임연구원이 주인공이다. 

그는 한림대 정보기술과 문화연구소 연구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 한국언론정보학회 연구이사 등을 거치며 메타버스 기술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오연주 한국정보사회진흥원 정책본부 책임연구원 주요 이력/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오 연구원은 비즈니스워치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진정한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못지않게 K-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연구원과의 인터뷰는 지난 13일 온라인 화상회의 앱 '줌'을 통한 방식과 전화통화를 병행했다.

오 연구원은 개별 메타버스 플랫폼이 커질 수 있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콘텐츠를 꼽았다. 기술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경쟁력을 통해 이용자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콘텐츠의 힘을 빌려 성공한 메타버스 사례로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제트의 증강현실(3D) 기반 아바타 앱 '제페토'를 꼽았다. 제페토는 가상공간 내에서 국내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온라인 사인회를 개최하는 등 인기 콘텐츠와 융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오 연구원은 "제페토 성공 배경에는 K-팝 등 메타버스 내용물인 콘텐츠가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것도 한몫했다"며 "인문학적인 스토리, 상상력 있는 콘텐츠 없이 화려한 그래픽 등 기술만 존재한다면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이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콘텐츠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이 얼마나 현실처럼 상호 작용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는 '현존감(現存感)'을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로블록스의 그래픽은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 최초 메타버스 게임인 미국의 '세컨드 라이프' 역시 아바타 일부분이 사라지는 등 기술력이 빼어난 것은 아니었다. 오 연구원은 "하지만 유저들이 실제 현실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현존감을 극대화해 유저들의 이목을 끌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에게 메타버스가 "창작과 소통의 문화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로블록스 플랫폼, 네이버제트 가입자의 상당수는 10대에서 20대일 정도로 MZ세대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MZ세대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인터넷 등 가상 공간에서 무언가를 창작하는 데 익숙하다"며 "사용자들이 가상공간을 직접 만들고 꾸미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방향성을 어렸을 때부터 학습한 셈"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메타버스가 게임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뿐만 아니라 교육,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과 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짚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이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에서는 이용자들이 모여 회의도 열 수 있다"며 "더 나아가 홀로코스트 체험관, 혹은 가상 정부 관람관을 만드는 등 게임에 국한하지 않고도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방안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메타버스가 여러 영역과 융합해 종국에는 현실과 가상공간의 구분이 사라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그는 "현실과 가상공간 두 영역이 완전히 융합하는 것이 메타버스의 핵심"이라며 "두 영역이 구분되지 않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다양한 영역과의 융합, 기술 발전 등을 거쳐 메타버스가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 및 정부가 콘텐츠 경쟁력에 집중해야 국내 메타버스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현실과 가상세계를 융합하려는 노력이 메타버스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최근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K-콘텐츠의 경우 메타버스에 접목되면 서비스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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