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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받고 차 시승하고'…메타버스 어디까지 확장?

  • 2021.07.16(금) 11:08

[크로스보더 메타버스](上)
뷰티·패션부터 금융까지 새로운 놀이터 부상
단순 만남 기능 한계…마켓플랫폼 진화 예고

주로 온라인 게임이나 인터넷 서비스에 머물렀던 '메타버스'가 유통과 자동차, 금융 등 산업 영역에 빨려 들어가면서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가상 환경 비즈니스의 실험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의 확장성에 대해 깊숙히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메타버스가 산업간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장(場)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빅테크 업체들은 메타버스의 출연과 진화를 마치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충격' 정도에 견줄 정도 입니다.

그리스어로 초월(Meta)과 세계(Universe)가 합쳐진 메타버스란 용어가 만들어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미국 공상과학 소설가의 머릿 속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하이퍼텍스트(hypertext) 개념은 1960년대에 나왔지만 실제 보급된 건 1990년이었죠. 인터넷과 묘하게 닮은 메타버스의 운명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메타버스 활용도는 아직까지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확산 속도가 빠릅니다. 기업들이 너도나도 관련 기술에 투자하고 뛰어드는 것은 앞으로 메타버스가 인터넷과 같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겠죠.

메타버스 뭐길래 '너도 나도 달려드네'

올 들어 여러분이 메타버스란 단어를 주요 '경제용어'로 접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환경이 계속되다보니 그렇습니다.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하거나 경영진 회의를 하고 심지어 제품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해외 명품 브랜드 '구찌'가 메타버스란 용어를 많은 이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16일 구찌에 이어 LVMH그룹의 크리스찬 디올과 협업을 시작했는데요. 

디올의 메이크업룩을 제페토 아바타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제페토가 패션에 이어 뷰티로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비즈니스워치가 그동안 시리즈로 다룬 기사를 소개해 드리니 참고하세요.   ▷관련기사: 구찌백 걸치지 못할 바에 메타버스로 '플렉스'(6월2일)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차가 선도를 하고 있습니다. 가상세계에서 차량 시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제페토 다운타운과 드라이빙 존에서 쏘나타 N라인 시승을 가상으로 선보였습니다. 시승을 마친 고객에게 제페토의 비디오 및 포토 부스에서 쏘나타를 탄 자신의 아바타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게 해 홍보 효과를 노렸죠.

메타버스는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신입이나 경력으로 입사한 새내기들에 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 것인데요. 현대모비스·LG디스플레이·네이버·SK텔레콤·하나은행 등이 새로운 신입교육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회사 안가도 된다'…일상에 스며든 메타버스(6월9일) / 메타버스 품는 LG, 신입교육 'RPG 게임'처럼(7월10일)

메타버스에 돈을 풀고 있는 기업이 상당합니다. 네이버 카카오VX와 같은 ICT업체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프죠. 메타버스가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의 차세대 먹거리라고 굳게 믿는 SK텔레콤과 KT는 각종 플랫폼을 만들고 상용화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신한카드와 IBK투자증권 등도 최근 메타버스 환경에서 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네요.  ▷관련기사: 통신사가 직접 메타버스 개발 뛰어든 이유(6월4일) / 디지털 트렌드 '메타버스' 타는 은행들(7월13일)
"진짜보다 더 짜릿"…자극 찾는 MZ세대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차세대 소비시장을 주도할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해서인데요.  ▷관련기사 : "K-메타버스 성공하려면 콘텐츠 키워라"(4월27일)

16일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는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디올과 뷰티 협업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사진=네이버제트 제공

MZ세대는 온라인 환경을 아주 어릴 때부터 피부로 접한 진정한 디지털 세대입니다.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로 유튜브를 자유자제로 시청하며 자라왔기에 '영상 세대'로도 불리죠. '궁금한 게 있을 때 유튜브로 검색한다면 MZ세대이고, '초록창'을 찾는다면 30대'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MZ세대와 메타버스의 친밀성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메타버스는 공급자가 의도를 가지고 만든 세계이므로 오프라인 현실보다 더 짜릿한 현실을 경험할 수 있어 MZ세대로부터 각광받고 있다"며 "소비자가 구찌 매장에 일부러 찾아가거나 줄을 서야 하는 수고 없이 손쉽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메타버스로 전세계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BTS 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MZ세대는 메타버스를 교류의 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로블록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3세 미만 이용자는 총 175만명으로 전체 DAU(일간활성사용자수)의 53.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페토 역시 누적가입자의 80%가 10대입니다.

'부캐'의 가치가 인정받는 분위기도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생성하는 데 한몫하고 있죠. 최근 인스타그램 부계정을 만들듯 지금의 나와는 또다른 정체성을 지닌 자아 '부 캐릭터'를 생성시키는 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복수의 아이덴티티를 인정한다는 이 아이디어는 가상공간에서의 초월적 자아를 만드는 행위와도 일맥상통합니다.

필요한 것 : 화폐, 콘텐츠 그리고 장비

하지만 아직까지 메타버스 세계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메타버스를 활용한 기업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모임'의 공간으로 쓰거나, 소비자 '스킨십'을 위한 장소로 사용하고 있죠. 공통 키워드는 '만남의 장' 입니다. 가상세계를 아주 고차원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기엔 좀 머쓱한 수준이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VR기기를 활용해 메타버스 환경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메타버스의 개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 간 장막이 허물어진 3차원 세계죠. 즉 온라인에서의 경험이 오프라인으로도 전이되는 '경험의 융합'이 일어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바타의 경험이 진짜 '나'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선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통용되는 화폐와 풍성한 콘텐츠, 그리고 고도화된 증강현실 장비입니다. 현재 대표적인 화폐는 로블록스의 전용화폐 '로벅스', 제페토의 '코인'·'젬'이 있는데 가상세계 문턱을 넘어서는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진 않습니다. 

메타버스에서 할 수 있는 재밋는 일(콘텐츠)도 늘어나야 할 것입니다. SNS나 아바타 꾸미기에 그치는 게 아닌, 점차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웹툰, 스포츠, 교육, 광고 등의 콘텐츠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이 경험할 수 있게 하는 XR(혼합현실) 기술의 고도화 또한 필수적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메타버스가 진정한 '마켓'이 되는 데 필요한 것들입니다. 메타버스 진흥론자들은 메타버스가 또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거듭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죠. 메타버스 속 아바타의 일련의 행동이 실물 경제활동으로 연결되는 것만큼 '경험의 융합'을 잘 포착할 수 있는 게 또 있을까요?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가상공간에서도 자신의 집을 갖고 여기서 생산활동을 하는 등 실질적인 경제활동 등을 할 수 있는 세상으로 변화될 것"이라며 "현재 서비스 중인 콘텐츠가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을 또 다른 마켓 플랫폼으로 인식하면서 미래의 인터넷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下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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