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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0배 빠른' 5G는 더 멀어졌을까?

  • 2021.12.31(금) 16:57

5G 할당조건에 '지하철 기지국' 포함
통신사, 주파수 할당 취소 위기 모면
소비자, '반쪽 짜리' 5G 계속 사용해야

서울 지하철에 설치 중인 5G 기지국.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5G 주파수 할당조건인 의무 기지국 구축 개수를 산정하는 기준에 '지하철 와이파이 기지국'을 포함하기로 하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반기고 있다. 주파수 할당 취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하지만 '20배 빠른 5G' 도입은 더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8㎓ 기지국 구축율 1%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주파수 특성과 시장 환경 등을 종합해 통신 3사의 5G 주파수 할당조건 이행점검 기준을 세웠다고 밝혔다. 점검 기준은 망 구축 의무, 주파수 이용계획서, 혼·간섭 보호 및 회피계획 등이다. 이번 점검 기준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지하철 와이파이 기지국'을 의무 구축 개수에 포함한다는 내용이다.

2018년 통신3사는 5G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올해까지 28㎓ 기지국 4만5000대와 3.5㎓ 기지국 7만5000대를 구축하겠다고 정부와 약속한 바 있다. 통신 3사는 3.5㎓ 기지국 의무 구축 개수를 작년에 이미 충족했다. 하지만 28㎓ 기지국는 손도 대지 못했다. 지난 11월 기준 3사의 28㎓ 기지국 구축 수는 LG유플러스 158대, SK텔레콤 103대, KT 51대에 불과했다. 할당 조건의 1%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정부와 약속을 지키지 못할 위기에 처한 통신 3사는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한 5G 기지국 1500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이를 28㎓ 기지국 의무 구축 개수에 포함해달라고 과기부 측에 요청했다. 이번에 과기부가 통신사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과기부는 지하철 기지국 구축이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데에 기여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민 편익 측면에서 통신사 수익과 무관하게 무료의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여 통신비 부담 경감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왜 28㎓ 기지국 구축만 늦었나

두 기지국 설치 속도가 확 벌이진 배경은 복합적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28㎓ 장비의 경우 기술 표준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고, 장비 수급이 힘든 데다 이용하려는 사람도 많지 않아 기지국 구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5G 서비스 대부분은 3.5㎓ 주파수가 맡고 있다. 전파 도달 범위가 길어 서비스 가능 지역이 넓어서다. 단점도 있다. 최대 속도가 비교적 낮아 5G 대신 LTE가 제공될 때가 많다는 점이다. 국내 5G 서비스가 '반쪽짜리'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8㎓ 주파수 특징은 정반대다. LTE보다 20배에 달할 정도로 최대 속도가 높지만 전파 도달 범위가 짧다. 전파 도달 범위가 짧은 만큼 많은 기지국이 필요한데, 장비는 충분하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통신 3사는 28㎓ 주파수 기지국 설치에 사실상 손을 놓고 '반쪽 짜리' 5G에 올인하고 있다.

주파수 할당 취소 면할까

통신 3사는 이번 과기부의 결정으로 '주파수 할당 취소'라는 우려에서 벗어나게 됐다. 

과기부는 내년 4월까지 통신사 망 구축 이행 실적을 받고, 현장 점검과 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의무 구축 수량의 10%를 채우지 못하거나, 평가를 거쳐 30점 미만의 점수를 받은 기업은 할당취소 등 제재하기로 했다. 

기지국 구축 이행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통신 3사의 주파수 할당이 취소될 수 있었던 셈이다. 통신 3사는 주파수 할당을 유지하기 위해 4월까지 4500대가 넘는 기지국을 세워야 하는데, 실현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과기부가 이번에 5G 주파수 할당조건인 의무 기지국 구축 개수를 산정하는 기준에 '지하철 와이파이 기지국'을 포함하면서 '허들'이 확 낮아졌다.

구축 예정인 지하철 와이파이 기지국 1500대를 각 통신사의 의무 할당 수에 포함할 경우 3사의 이행률은 1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지하철 기지국 포함이 통신 3사의 주파수 할당 취소 위기를 모면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은 다르다. 28㎓ 주파수 기지국 설치 속도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반쪽짜리 5G'를 사용해야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지하철 와이파이 기지국 추가 설치로 5G가 보급된다는 측면도 있지만 결국 28㎓ 주파수 기지국 설치는 늦어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최우혁 전파정책국장은 "금번 점검기준은 할당공고 시 제시한 엄격한 평가와 제재 체계를 유지하되, 망투자 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포함했다"며 "향후 할당공고에 제시한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점검 절차를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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