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인플루엔자(독감)가 확산하면서 관련 치료제 처방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엔자 치료제는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재고처리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상반기 보다 전체 처방액이 무려 260배가량 증가했다.
27일 비즈워치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의 원외처방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오셀타미비르 성분의 주요 인플루엔자 치료제 처방액이 작년 상반기 총 3564만원에서 올 상반기 총 93억320만원으로 급증했다.
오리지널 인플루엔자 치료제는 로슈의 '타미플루'로, 지난해 상반기 처방액은 3039만원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57억4525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한미약품이 지난 2016년 타미플루의 물질특허 만료 직후 주성분의 염을 변경해 발 빠르게 출시한 '한미플루'도 작년 상반기 처방액이 525만원에서 22억1334만원으로 증가했다.
코오롱의 '코미플루'는 지난해 상반기 처방액이 없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5억8395만원가량이 처방됐다. '코미플루'는 지난해 충북 제천시의 한 어린이집에 기부됐다가 논란이 된 제품으로, 문제가 된 제품은 현탁용분말이고 처방액에 집계된 건 캡슐형이다. 인플루엔자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의사 처방 없이 일반인들에게 배포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밖에도 유한양행의 '유한엔플루', 비보존제약의 '셀타플루'도 전년 상반기 0원이었던 처방액이 올 상반기에는 각각 3억3071만원, 2억6501만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의 경우 이전까지 로슈와 손 잡고 오리지널 '타미플루'의 국내 판매를 진행오다가 올해 초부터 자사 제네릭인 '타미비어' 판매에 돌입, 올 상반기 처방액은 1억6494만원이었다.
보통 인플루엔자 유행시기는 겨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집계한 독감 환자수는 겨울이 71.9%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봄 23.8% , 가을 3.7% , 여름 0.6% 순이었다. 통상적으로 여름철에 접어들면 인플루엔자 환자 감소하지만 올해는 6월말 이후에도 인플루엔자 감염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오셀타미비르 성분 처방액 총 93억320만원 중 1분기가 46억1818만원, 2분기가 46억8503만원으로, 추운 1~3월 보다 4~6월에 처방액이 다소 늘었다. 특히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되는 외래환자는 6월 18~24일(2023년 25주차) 1000명당 15명, 6월 25~7월 1일(2023년 26주차) 16.1명, 7월 2~8일(2023년 27주차)에는 16.3명, 7월 8~15일(2023년 28주차) 16.9명 등으로 최근 5주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인플루엔자는 심한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 A형과 B형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염 됐을 때 고열과 기침 등 감기나 코로나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구분이 어렵고 심할 경우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주부터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독감 확산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율적인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통해 스스로 감염을 예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이라며 "감염 됐을 때는 감기약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독감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