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공단이 KT의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했다. 3년 전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사회 구성원을 정하는 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입김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일 KT 지분에 대한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기관의 보유목적은 일반투자, 단순투자, 경영참여 세 가지로 구분한다. 단순투자는 의결권 행사, 명부열람 등 소극적 주주권 행사를 하는 것과 달리 일반투자는 그 범위를 넓혀 경영참여를 제외한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투자목적 전환과 동시에 보유주식수는 소폭 줄였다. 국민연금은 KT 주식 155만주를 매도하면서 지분율을 기존 7.67%에서 7.05%로 낮췄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에 이어 2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KT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전환한 건 2021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후 국민연금은 KT의 주요 주주로서 대표이사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문제 삼으며 경영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2022년 말에는 KT를 '오너 없는 소유분산 기업'의 대표 사례로 직접 언급하며 최고경영자 연임 등 지배구조 문제를 공개 비판했다.
이 일을 계기로 구현모 당시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내세웠던 KT 이사회는 연임 절차를 백지화하고 대표 선임을 원점에서 재추진했다. 대표 선임 절차가 리셋되면서 KT는 장기간 경영 공백에 준하는 혼란을 겪었다.
국민연금은 김영섭 현 대표 체제가 안착한 뒤인 지난해 2월 KT에 대한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단순투자'로 변경했다. 그러다 해킹사태를 비롯해 사외이사 중도 퇴임, 이사회 권한 비대화 논란 등이 연달아 불거지며 KT 안팎이 어수선한 국면에서 이번에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일반투자'로 바꿔 여러 추측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선 KT가 국민연금의 관리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또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고 판단할 경우 비공개 대화 기업으로 선정한 뒤 개선 여부에 따라 비공개 중점관리·공개 중점관리 단계로 관리 수위를 높인다. 올해 1월 말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개최됐지만 실제로 KT를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KT는 오는 9일 이사회를 열어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의 후임 후보군과 연말 배당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가 상정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함께 박윤영 차기 대표이사 내정자의 공식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