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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걸림돌 안전진단, 과연 문턱 낮아질까

  • 2021.06.15(화) 07:00

[안전진단 딜레마]기준 강화 후 통과 단지 급감
서울시 요청에도 완화 가능성 낮아…득실 복잡

서울시 재건축 대상 단지들이 안전진단 딜레마에 빠졌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사실 상의 첫 관문인데, 기준이 높아진 2018년 3월 이후 통과단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서울시가 정부에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건의했지만 여의치 않다. 여기에 앞으로는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조합원 지위양도가 금지돼 거래가 묶일 전망이라 기준 완화가 조합원들에게 득일지 실일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높아진 안전진단, 낮아질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8년 3월 '재건축 안전진단 정상화'를 발표하며 기준을 강화했다. '주거환경' 평가 비중을 줄이고(주거환경 40%→15%, 시설노후 30%→25%) '구조 안전성'을 높이는 게(20%→50%) 골자다.

표면적으로는 재건축 본래 취지에 맞도록 하겠다는 것이지만 당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이상 급등하자 안전진단 문턱을 높여 사업 속도조절을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속내였다.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면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단지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전만 해도 재건축연한인 30년만 채우면 안전진단은 큰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예비안전진단과 정밀안전진단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D등급 이하를 받아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까닭이다.

안전진단은 사업 준비단계로 조합이 추진위원회 구성 등 사업을 시작하기 전이라 공식적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 정보 등을 집계‧공개하지는 않는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다만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 재건축 대상 단지 중 안전진단 단계로 분류되는 있는 곳은 36개단지로 추산된다.(추진위나 조합설립, 구역지정 단계 단지들도 안전진단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이 존재하지만 집계에선 제외)    

서울시는 정부에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건의했다.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재건축 첫 단추인 안전진단 문턱을 낮춰달라는 것이다.

국토부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안전진단 완화가 집값 불안을 확산시킬 수 있는 만큼 서울시 건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국토부와 서울시의 주택정책 협력 강화방안에서 주택시장 안정세를 면밀히 고려해 추가 협의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질적으로 기준 완화까지 도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안전진단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는데 소규모 사업장이 아닌 강남 대형 단지들은 기준을 낮추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며 "이는 단기적으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현 정부 정책기조 등을 고려하면 임기 내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진단 통과 득실은

이처럼 안전진단 문턱이 높은 상황이라 통과 여부에 따라 단지들의 희비가 크게 갈렸다. 지난해 안전진단을 통과한 마포구 성산시영 등은 통과 이후 가격이 급등하는 등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국토부와 서울시의 주택정책 협력 방안에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시점을 안전진단 통과 이후로 앞당기면서 재건축 대상 단지 소유주들의 계산기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는데 반해 집을 팔고 나오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재건축 대상 단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았거나 통과 가능성이 있는 단지에서 안전진단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장기투자나 실거주 수요 입장에선 투자자들은 아예 재건축에서 빠지고 기존 실거주자 중 일부도 팔고 나가면 실수요자로 재편되면서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를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심교언 교수는 "투기를 잡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자유로운 거래를 제약해선 안 된다"며 "단지 내에서도 차익 등을 노리고 나중에 들어온 사람들은 안전진단을 늦춰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시점을 앞당기기로 하면서 안전진단을 둘러싼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며 "대상 단지 소유주들은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목적인지 장기 보유하거나 실거주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고, 단기 투자자라면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가 재건축 등을 활성화해 주요 지역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인 만큼, 조합원들 입장에선 안전진단을 서두르는 게 낫긴 하다"며 "최근에는 강남 등 좋은 입지에 새 아파트를 얻으려고 장기투자나 실수요 관점에서 재건축 단지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도 지위양도 금지와 상관없이 안전진단 통과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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