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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안해줘도 집값 오르는 이유

  • 2021.10.11(월) 07:00

[높아진 대출문턱]
현금부자 중심 투자수요 여전히 두터워
지방 저가 단지‧비규제 매물로 확대될 듯

"임시공휴일에도 출근해야 할 만큼 부동산 투자 문의가 꽤 많습니다. 대출규제에도 돈 있는 분들은 더 벌 수 있는 곳들을 묻는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비(非)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큽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

금융권이 돈줄을 조이며 무주택 서민들은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현금부자들은 여유 있게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기대와 달리 집값은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을 넘어 상승폭을 다시 확대하려는 모습이다.

현금부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지역이나 규제가 심한 아파트를 피해 빌라 등 비아파트에도 관심을 가지며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차익을 노리고 있다. 반면 대출을 조이면 조일수록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문턱만 높이는 꼴이어서 이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관련기사"대출 때문에 계약금 포기해야 할까요" 무주택자 한숨(10월7일)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8%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의 대출규제 강화로 현금 자산이 부족한 수요자들의 부동산 시장 유입이 제한되고 있지만 상승폭은 오히려 확대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

실제 서울 집값 변동률은 0.19%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방과 5개 광역시는 각각 0.06%포인트, 0.04%포인트 오른 0.22%와 0.19%를 기록했다.

자금여력이 충분한 현금부자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상승 여력이 있는 지역과 주택을 찾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수요자 역시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현금부자들이 저렴한 주택을 노리고 지방 원정 투자에 나서기도 하면서 가격이 뛰었다"며 "수도권에서도 안성이나 오산 등 외곽 지역 등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단대출도 막혀 발생하는 분양단지 미계약분 등에 대해서는 시세차익을 얻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내에서는 진입 장벽이 높아진 아파트 대신 규제가 덜한 빌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서울 빌라 매매가가 3.3㎡ 당 2038만원(스테이션3 다방 분석)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6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빌라 매매가는 당분간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대출규제 강화에도 현금 부자들의 활동과 일부 단지에서 나타나는 신고가 거래를 바탕으로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달 예정된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이후에도 수요자들은 지속적으로 내 집 마련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금부자들 입장에선 대출 없이 갭투자 등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인 동시에 집을 사고 싶어하는 무주택 수요는 계속 늘어나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고통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소장은 "대출규제가 집값 안정을 이끌기 위해선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욕구도 사라져야 하는데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여전히 수요가 남아있다"며 "이로 인해 이자가 높은 2‧3 금융권 대출을 활용해 무리하게 집을 살 경우 향후에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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