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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부동산]청약가점 쌓았는데 미분양이라니!

  • 2023.01.24(화) 06:30

<50대 이야기>
청약가점 쌓았더니 '로또청약' 끝
집값 떨어지는데 분양가는 상승

지금까지 집 안 사고 뭐했냐고?

조카들이 많이 컸구나. 큰아빠 정신 번쩍 들게 만드네. 나도 열심히 돈 모으면서 청약 가점 쌓아놓으면 좋은 기회가 올 줄 알았지.

그런데 '로또 청약'은 번번히 놓치고, 청약 열기가 좀 식고 나서 보니 이번엔 분양가가 너무 올랐더라고. 나이 쉰이 넘었다고 10억원가량 되는 돈을 턱턱 낼 수 있는 건 아니거든. 후..  

밥상머리 부동산/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로또 청약 놓치니…남은 건 고분양가 

나도 집 사는데 마냥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어. 너희 '로또 청약'이라고 들어봤지? 그것만 아니었어도…….

2년 전에 애들 대학 보내고 이사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돼서 아껴놨던 청약 통장을 꺼냈거든. 그런데 집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축 분양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어.

나도 그때 마음만은 로또 당첨자였어. 주택 청약 만점이 84점인데 내 가점이 60점을 넘으니 '당첨권'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웬걸. 청약 경쟁이 과열되면서 청약 당첨 커트라인도 높아져 죄다 떨어지더라고.

부동산R114 통계(1월18일 기준)를 보니까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이 2018~2019년만 해도 평균 30대 1 수준이었는데 2020년 87.93대 1로 확 올랐어. 이어 2021년엔 163.84대 1로 급등하지 뭐야.

2021년에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는 최고 경쟁률이 1873.5대 1까지 나왔어. 나도 여기 청약했었는데 떨어졌지 뭐. 가점 만점(84점)자도 나왔던 곳이라 택도 없었어. 

서울에서 분양하는 다른 아파트들도 넣어봤는데 잘 안 되더라고. 그래도 기다린 세월이 있는데 아무데나 청약할 순 없어서 주요 단지 분양을 기다렸는데 그사이 금리가 무섭게 치솟기 시작했어. 

그러더니 청약 열기도 식었지. 지금이 기회 아니냐고?

문제는 분양가야. 집값은 떨어지는데 자재비,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거든.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1522만원으로 전년(1311만원) 대비 211만원 늘었어.

전용 84㎡ 기준으로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년 사이 6963만원 오른 셈이지. 지난해 말 분양한 마포구 '마포더클래시'는 평당 분양가가 4013만원을 기록해 강북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더군.

강북에서 84㎡ 분양가가 14억원을 넘는다니. 청약 당첨된다고 '얼씨구 좋다' 할 수 있겠어?

미분양 잡아? 기다려?  
섣불리 청약했다가 손해본 경우도 있어. 

우리 부서 오 차장은 조급한 나머지 지난해 수도권 외곽에 청약을 넣었더라고. 거기도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청약 당첨됐다고 좋아하더니 지난해부터 금리가 오르고 집값은 떨어지면서 결국 '마피'(마이너스피) 주고 팔았다고 하더라고.

오 차장처럼 집을 저렴하게 내놓으면 그걸 사면 되지 않느냐고?

물론 요즘 미분양, 미계약 물량이 많아서 그걸 노려볼 수도 있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1000가구 2015년(6만1512가구) 이후 7년 만에 미분양 물량 6만 가구를 넘어섰어. 

심지어 서울에서도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일반분양 약 1400가구가 미계약됐고.

이렇게 너도나도 집을 던지는 시기에 호기롭게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어차피 실거주할건데 뭐가 걱정이냐고?

나도 그렇고 너희 큰엄마도 이제 은퇴할 때인데 집 사는데 수억원을 들이는게 부담이지.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곧 얘들 시집 장가도 보내려면 목돈도 필요할 테고.

통계청 '2021년 중장년층 행정통계' 자료를 보면 금융권 대출을 보유한 중장년층이 전체의 약 57%에 달하거든.

이중 주택을 소유한 이들의 대출잔액 중앙값이 무주택자 대비 3배 이상 많아. 주택을 가진 중장년층에 고금리·부동산 시장 침체 충격파가 상당할 거라는 거지. 

너희 큰엄마는 차라리 서울에서 집 사는 걸 포기하고 수도권에서 노후를 보내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

근데 수도권은 아무래도 병원이나 편의시설이 부족하잖아. 그러려면 교통이 중요한데 GTX가 언제 뚫릴지도 모르겠고.. 아무래도 이번 생에 집을 살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어쩌면 너희보다 큰아빠가 늦을 수도 있겠는데. 세뱃돈 꼭 받아야겠니?<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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