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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도 늦어지는데'…정부 신규 택지 효과 있을까

  • 2023.11.16(목) 06:40

오산·용인·구리 등 5개 지구에 신규 택지 조성
"공급 시그널 제시 긍정적…추진 속도는 미지수"

정부가 경기 오산·용인·구리, 청주, 제주 등 5개 지구 8만 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시장 침체로 주택 공급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방안이다. 지난 9월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처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공급 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할 만한 시그널을 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택지들의 경우 산업단지 개발과 연계해 개발한다는 점과 GTX 등 광역교통망 개발 계획을 제시했다는 점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다만 실제 주택 공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특히 이미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 사업이나 1기 신도시 특별법 등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에서 이번 택지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오진(왼쪽 네 번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15일 국토부 기자실에서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산업 단지 연계 긍정적…공급 시그널"

국토교통부는 오산세교3(3만 1000가구)와 용인이동(1만 6000가구), 구리토평2(1만 8500가구) 등 수도권 3곳과 청주분평2(9000가구), 제주화북2(5500가구) 등 비수도권 2곳에 총 8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오는 2025년 지구 지정과 2026년 지구계획 승인, 2027년 최초 사전청약 등의 추진 계획을 내놨다. ▶관련 기사: 한강변에 산단 입지까지…구리·오산 등 '신규택지 8만가구' 조성(11월 15일)

전문가들은 이번 신규 택지 발표가 시장에 미래 주택 공급의 시그널을 제시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번 택지의 경우 산업단지 개발과 연계하고 광역교통망 개발 계획도 함께 내놨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부는 이번 신규 택지 중 오산과 용인의 경우 반도체 산업 단지 개발과 연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주 역시 SK하이닉스 반도체 증설 등으로 주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이다. 제주 역시 단순한 주거지가 아닌 그린수소 에너지시티 조성 계획에 맞춰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신규택지 지구별 개발 콘셉트. /그래픽=비즈워치.

이와 함께 신규 택지 발표 직후 광역교통 개선 대책을 수립해 지구 지정 후 1년 내 확정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발표된 택지지구 대부분은 지구별 개발 방향에 있어 자족 기능 탑재와 광역 교통망 연계 개발 및 주변 산업단지, 택지지구와 생활권 연계가 가능한 특징을 지녔다"며 "개발 압력이 높고 수도권 내 대기 수요가 있는 유효 택지 확보 및 주택 공급의 장기 시그널 제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적정한 입지와 공급 물량, 교통 대책 마련 등은 최근 인허가와 분양 등 공급 지표가 악화하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했다"며 "주거 불안 심리 진정과 시장 안정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계획대로 될까?…"공급 계획 등 조기 수립해야"

다만 이번 택지 개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미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사업과 1기 신도시 특별법 등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업 역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당장 시장의 불안을 완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용인과 오산 등 수도권 지역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 공급 물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다만 3기 신도시 사업을 보더라도 사업 진척이 빠르게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택지 발표도 단기간에 시장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원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실시공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공급 대책이 제대로 진척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사업 추진이 불확실한 만큼 향후 후속 조치로 지역별 공급 실행 계획을 조기 수립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번 신규 택지는 물론 기존 3기 신도시 사업 등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 랩장은 "기존 3기 신도시의 경우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이 지연되는 등 공급 속도가 저조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불만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며 "사전청약을 진행할 경우 향후 본청약은 정확히 언제 하고, 또 사업이 늦춰질 경우 이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등 공급 불안을 완화할 방안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신규 택지의 성장을 위해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등 민간 기업들의 입주 의향 등을 사전에 조율하거나 광역교통망 개발 예산 확보와 개발 시점을 준수하는 것도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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