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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0' 신혼부부도 둔촌주공 장기전세…공급물량은 한정

  • 2024.07.10(수) 17:18

8억대 둔촌주공 59㎡ 반값 보증금에
서울 집값 감안해 총자산 6.55억 기준
올해 물량 1000가구…만점자간 경쟁 예고

'20년 전세 자가주택'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장기전세주택2'를 이렇게 표현했다. 오 시장은 "아이를 낳으면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저축하고, 주변 시세보다 20% 할인된 가격으로 자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장기전세주택2'는 오세훈표 공공임대주택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SHift)의 2탄 격이다. 서울시는 소득 및 자산 기준은 낮추고, 주택 면적은 넓히기로 했다. 공급 물량도 이달 300가구를 시작으로 올해 1000가구, 향후 매년 4000가구를 확보해 공급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라이브서울 갈무리

아이 없어도 둔촌주공 49㎡…반값 전세로 10년

서울시는 지난 5월 '저출생 대응 신혼부부 주택 확대방안'에서 발표한 장기전세주택2를 본격 공급한다고 10일 밝혔다. ▷관련기사: 둔촌주공 20% 싸게 사기?…신혼부부, 3자녀, 20년임대(feat. 시프트)(5월30일)

신청 대상은 혼인신고한 날로부터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다. 부부 모두 공고일 기준 5년 이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소득과 자산기준을 충족하는 신혼부부는 최장 10년 거주할 수 있다. 이후 아이를 낳으면 소득·자산기준과 무관하게 재계약(2년 단위)을 통해 20년까지 살 수 있다. 2자녀 출산 시 시세의 90%, 3자녀 이상 출산 시 80% 가격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쓸 수 있다. 출산하지 않거나 이혼한 경우 퇴거 대상이다.

장기전세주택2 입주 이후 출산가구에 대한 지원 /자료=서울시

제 1호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으로, 오는 23~24일 입주 신청을 받는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오는 15일까지 접수 중인 장기전세주택1(746가구)과 별도로 이번에 300가구를 모집한다.

전용 49㎡ 150가구(무자녀), 59㎡ 150가구(유자녀)를 모집한다. 전세보증금은 49㎡ 3억5250만원, 59㎡ 4억2375만원이다. 현재 전세 시세가 49㎡ 6억원대, 59㎡ 8억원대로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시세 대비 절반 수준이다. 

장기전세주택2 보증금은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 책정하는데 감정평가 당시보다 전셋값이 올라 격차가 더 커졌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오는 11일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23~24일 신청을 받아 다음달 9일 서류심사대상자를 발표한다. 10월 7일 당첨자 발표 이후 12월 4일부터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평면도 /자료=서울시

월 소득 974만원, 자산 6.5억…무자녀 맞벌이도 가능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2의 소득 및 자산기준을 낮췄다. 기존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무자녀 신혼부부가 전용 59㎡에 신청할 때 소득 기준 541만원, 자산 기준 2억5258만원이 적용된다. 

장기전세주택2는 맞벌이 가구 소득 기준이 부부 합산 974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80% 이하다. 3인 가구의 경우 1295만원까지다.

자산 기준은 6억5500만원 이하다. 부동산과 자동차, 일반자산, 금융자산을 더한 값에서 부채를 뺀 총자산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정부에서 적용하는 순자산가액이 보통 3억4500만원인데 서울시의 집값과 전셋값 수준을 고려해 1.9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면적 기준은 폐지했다. 기존 공공임대주택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에 따라 2인가구 25~44㎡, 3인가구 35~50㎡로 제한된다. 장기전세주택2의 경우 국토부 협의를 통해 별도 면적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2인가구라도 49㎡에 입주할 수 있다.

무주택기간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려던 계획도 철회했다. 젊은 신혼부부가 불리하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대신 서울시 연속거주기간과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횟수에 따른 가점제를 운영한다. 만 19세 이후 서울에 10년 이상 연속 거주한 경우 5점, 청약에 120회 이상 납입한 경우 5점을 받는다. 모두 부부합산이 가능하다.

공급물량이 한정적이라 소수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실장은 "(둔촌주공 300가구는) 물량이 워낙 적어 만점자 가운데 추첨하지 않을까 싶다"며 "장기전세주택1 가운데 20년이 지나 퇴거한 주택을 시즌2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전세주택2 향후 공급 계획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300가구)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1000가구 넘는 장기전세주택2를 공급할 계획이다. 다음달엔 광진구 자양1(177가구), 송파구 문정3(35가구), 은평구 역촌1(33가구), 관악구 봉천(18가구), 구로구 개봉(16가구), 성북구 길음(9가구) 등 288가구를 모집한다. 12월 계획 물량은 500가구다.

특히 자양1(롯데캐슬 이스트폴)은 전용 79․82㎡ 등 큰 평형도 예정돼 있다. 한 실장은 "자녀 가점은 없고 무자녀 가구와 유자녀 가구로 나눠 모집할 예정"이라며 "작은 평형을 신청한 가구라도 아이가 생기면 큰 평형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부터는 전세임대 등을 포함해 매년 4000가구 이상 공급해 신혼부부 주거안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매년 3만6000쌍이 결혼하는데 연 4000가구 정도면 신혼부부 10%에 공급할 수 있어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올해 당장 공급하는 물량만 해도 1000가구다. 정부에서도 도와주면 더 많은 물량을, 더 빠른 속도로 공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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