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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개발 한계, 수직도시 지향해야" K-디벨로퍼 갈 길

  • 2025.11.20(목) 18:04

KODA 20주년 행사서 MDM 문주현 회장 역설
롯본기힐스 개발사 "공간 압축으로 주택 늘려"
김한모 HM 회장 "더 많은 자본 필요…협력해야"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국내 디벨로퍼(부동산개발) 산업의 현황을 짚고 지속 성장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국내외 부동산개발업체는 나란히 수직적 방향의 개발 필요성을 조명했다.

국내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MDM(Moon Development & Marketing)의 문주현 회장은 20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창립 20주년 행사에 연사로 나서 "앞으로의 도시개발은 기존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주현 MDM 회장./사진=부동산개발협회

고령화·과밀화 서울, 수직 개발 필요성

문주현 회장은 현재 가장 심각한 국내 도시개발 문제로 서울 중심의 과밀화와 고령화를 꼽았다. 인구가 몰린 서울이 더 복잡하고 비대해지면서 도시 내에서의 양극화, 지역 간 계층 갈등이 심화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문 회장은 "70년대 이후 고도 성장기에는 신도시 건설로 도시를 확장해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했지만 확장 개발에는 이제 한계가 왔다"면서 "확장이 아닌 압축 개발 방식으로, 수직적 개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사회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지역에 주거와 업무 공공서비스를 한 곳에 고밀도로 집약하면 확장에 따른 추가적인 기반시설 공사가 필요하지 않고 도시의 기능을 밀접하게 연결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도시 수요를 억지로 외곽에 분산하지 않고 기존에 인프라가 다 갖춰진 수요가 많은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집중하자"고 덧붙였다.

문 회장은 이 같은 수직적 개발 방향성의 예시로 엠디엠이 개발하고 있는 '서리풀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소개했다. 해당 부지는 수익성이 있는 아파트를 짓지 못한 약점탓에 8년간 방치됐다. 그러나 MDM은 연면적 약 18만평 규모의 첨단오피스와 문화·상업시설을 고밀도로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해 지난 7월 착공까지 이어졌다는 게 문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고령화 문제에 맞춘 주택 공급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회장은 "디벨로퍼는 누구보다 먼저 시대 변화를 꿰뚫고 그에 맞춘 주거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공동이용시설(커뮤니티) 중심, 은퇴 세대를 위한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3개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복합 단지인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을 사례로 들었다.

연단에서 내려온 이후 다수의 기자와 만나 "(고층 개발을 위해) 용적률을 올려 복합 개발해야 한다"며 "다 풀어버려야지 그걸 놔둘 이유가 있나,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기서 거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리 히로 일본 모리빌딩 부사장도 수직 개발의 일종인 '버티컬 가든 시티(수직 정원 도시)'를 소개했다. 모리 빌딩은 일본 롯본기 힐스와 아자부다이 힐스 등을 개발한 일본 부동산개발업체다. 

모리 히로 부사장은 "일과 거주·오락을 아우르는, 이른바 '직주락'을 한 곳에서 담아내는 게 모리빌딩의 중요한 철학"이라면서 "가령 3만㎡에 달하는 공간을 50층으로 압축하면 토지면적의 70%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수직개발을 통해 롯본기 힐스는 기존에 약 300가구로 돼 있던 공간을 840가구로까지 늘릴 수 있었다. 수익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토지 사용률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롯데타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130층 높이의 고층 빌딩 옆에 연못과 공원이 있었다. 서울은 이런 형태의 개발이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개발협회 20주년 좌담회. 왼쪽부터 김경민 서울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 로랑 모랄리 쿠슈너 대표, 모리 히로 모리빌딩 부사장, 김한모 HM그룹 대표./사진=한국부동산개발협회

해외 진출 노린다면…"무엇보다 소통"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해외 부동산개발업체 미국 쿠슈너컴퍼니와 일본 모리빌딩, 네덜란드 엣지 등 3개사는 소통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형태의 부동산 개발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쿠슈너컴퍼니의 니콜 쿠슈너 마이어 회장은 "도시 조성(플레이스 메이킹) 과정에서 지역 거주민의 요구 사항을 잘 반영해 개발사업에 대한 만족도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모리 히로 모리빌딩 부사장은 "일본에서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토지주를 설득하는 과정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지역 거주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발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지주와 개발 합의를 위해 연간 약 130번의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고도 강조했다.

네덜란드 엣지의 세실 바브콕 대표는 "유럽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정부 부처가 있어 현지 개발업체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팀을 두고 있다"면서 "유럽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ESG에 대한 이해도가 필수적이며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살기 좋은 건물을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둬야 개발사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실 바브콕 대표는 이와 같은 예시로 저녁 7시 이후에 이용되지 않는 건물 로비에 오케스트라 단원이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걸 들었다. 이 같은 지역사회 기여 방안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세실 바브콕 대표의 설명이다.

김한모 HM그룹 회장은 "최근 땅값과 공사비가 급등하고 자금조달도 어렵다"고 국내 개발사업 환경을 짚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임대아파트 사업의 강점을 내세워 해외에서 'K-디벨로퍼'로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서 해외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또 "국내에서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해졌다"면서 "그러나 개발업체는 돈이 없을 지라도 땅이 없는 게 아니다. 개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업체끼리 힘을 합쳐야 하는 시장이고 이해관계 조율의 필요성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개발업체 10곳 중 9곳은 일단 착공만 하면 사업이 잘 됐다고 생각하는데 준공 이후 입주 시점까지 자금 흐름을 따져야 한다"면서 "토지 매입 단계에부터 사업성 검토를 더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한모 HM그룹 회장./사진=한국부동산개발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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