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아낄 수 있는 '꿀팁'을 전문가들이 직접 소개합니다. 복잡한 세법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고, 궁금한 내용만 쏙쏙 전해드립니다. 나에게 맞는 최적의 절세 전략을 찾아보세요. [편집자]
"자녀에게 집을 싸게 팔면 절세가 된다던데. 정말 괜찮을까요?"
지난 8월2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다주택자들은 집을 처분해야할지 그냥 갖고 있어야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내년 4월 이후에 집을 팔면 고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내야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등장한 것이 자녀에게 싸게 파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자녀에게 저가에 양도할 경우 세무조사 타깃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다주택자가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자녀증여 절세플랜'에 대해 고경희 우덕세무법인 대표세무사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그래픽: 변혜준 기자 jjun009@ |
- 다주택자가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 소유한 주택 가운데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주택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장기임대주택, 상속받은 주택, 일시적 2주택 등은 중과세 대상에서 빠집니다.
중과세 대상을 빼고 나면 거주할 주택과 처분할 주택을 나눠야하는데, 본인이 오랜 기간 보유하면서 거주할 주택을 먼저 선택한 후 나머지 주택은 매각이나 임대, 증여를 고민하면 됩니다.
- 어떤 주택을 처분하는 게 유리한가
▲ 대출 부담이 크거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낮은 주택은 내년 3월31일 전까지 매각하는 게 유리합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그때까지 팔리지 않을 경우 장기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해 세금 감면을 받는 게 유리합니다. 임대사업자는 주택의 취득부터 보유, 매도 단계까지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3주택 이상에 해당하고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소재하는 주택을 양도하게 되면 2017년 8월 3일 이후 양도분부터 10% 추가 과세됨을 유의해야 합니다.
-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도 있다던데
▲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매각은 해야겠는데 남에게 팔기 아까운 주택이라면 자녀에게 싸게 파는 방법을 택할 수 있습니다. 세법에서 인정하는 저가 매도의 한도는 시가의 30%나 3억원 가운데 적은 금액입니다. 그러니까 시가 10억원짜리 주택을 자녀에게 7억원에 팔아도 증여세 부담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10억원에 산 주택의 시가가 10억원이고 전세보증금이 6억원인 아파트를 자녀에게 7억원에 판다면 부모의 양도세 뿐만 아니라 자녀의 증여세도 없습니다. 자녀는 전세금 6억원을 승계하고 1억원만 부모에게 주면 됩니다. 자녀 입장에선 시가 10억원짜리 주택을 7억원에 취득하니까 3억원을 세금 없이 아끼는 셈입니다.
- 자녀에게 팔때 주의할 점은
▲ 자녀가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자녀가 직장에 다닌다면 소득이 발생하고 대출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가능합니다. 만약 거래대금을 치를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나 대학생, 취업준비생이 부모로부터 주택을 구입했다면 국세청의 자금 출처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양도차익이 적거나 비과세 또는 양도세 감면 폭이 큰 주택을 자녀에게 파는 게 절세 효과가 높습니다. 다만 취득가액이 낮은 만큼 나중에 자녀가 주택을 팔 때 양도세가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요. 자녀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추거나 오랜 기간 보유하는 게 좋겠죠.
- 국세청이 편법증여로 세금을 추징하지 않나
▲ 국세청은 부모-자식 간 거래에 대해서는 그 거래가액과 시가와의 차액이 3억원 또는 30% 이상에 해당되지 않는 한 정상 거래로 용인해 줍니다. (서면상속증여-2595, 2016.02.16.)
합법적인 규정이기 때문에 국세청이 30% 싸게 팔았다는 이유만으로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다만 국세청이 자녀의 자금출처는 따져볼 수 있습니다.
- 부모가 내는 양도세 부담은
▲ 양도차익이 있는 아파트의 경우 당연히 부모가 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주택을 시가의 95% 이하로 양도하거나 또는 시가와 거래가액과의 차액이 3억원 이상에 해당되면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시가를 양도가액으로 해서 양도세를 계산합니다.
가령 취득가액 8억원, 시가 10억원, 전세금 6억원인 아파트를 소유한 부모가 자녀에게 시가의 70%인 7억원에 팔 경우 자녀는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지만 부모는 시가 10억원을 양도가액으로 하기 때문에 양도차익 2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합니다. 자녀 입장에서도 나중에 주택을 양도할 때 취득가액이 7억원이기 때문에 양도세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 자녀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 만약에 딸이 두 명이라면 주택을 공동명의로 해줄 수도 있겠지만 대개 그렇게는 하지 않습니다. 결혼 문제도 있고 나중에 분쟁 소지도 생기니까요. 주택을 많이 소유한 부모라면 자녀에게 한 채씩 파는 방법이 있겠죠.
결혼한 자녀 부부에게 주택을 팔 경우 자녀부부 공동명의로 하면 절세 혜택이 더 큽니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각각 3억원(각각 시가가 10억원 이상인 경우)씩 싸게 팔아도 되니까 공동명의라면 총 6억원까지 저가 매도가 가능합니다. 나중에 부모가 사망하면 어차피 상속세를 내야하니까 양도나 증여를 통해 자녀에게 미리 합법적으로 물려주는 방법도 고려해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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