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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투기에 대한 소소한 생각

  • 2017.09.18(월) 16:51

투자(投資)

①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

②이익을 얻기 위해 주권, 채권 따위를 구입하는데 자금을 돌리는 일.

 

투기(投機)

①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함.

②시세 변동을 예상해 차익을 얻기 위해 하는 매매.

 

투자와 투기는 다르다. 우선 원하는 이익의 규모부터 다르다. 투자는 그냥 이익을, 투기는 큰 이익을 노린다. 행위도 다르다. 투자는 시간과 정성을 쏟지만 투기는 기회를 엿본다. 사회통념상 투자는 정상적인 방법인 반면 투기는 사기 또는 도박처럼 인식된다. 투자는 경제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생산적 활동으로 여겨지지만 투기는 개인의 이기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비생산적 활동으로 비춰진다.

 

이런 통념에 기초해 투자는 투기를 깔본다. 나는 투자, 너는 투기라는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자기합리화 모드가 작동한다. 내가 하는 아파트 청약과 주식 투자는 건전한 투자 행위이지만 남이 하는 건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행위라고 보는 거다. 사촌이 땅을 샀을 때 배가 아프면 투기고 견딜만하면 투자라고 본다.

 

하지만 현실에서 투자와 투기는 혼재돼 있다. 시간과 정성을 쏟아(투자) 큰 이익(투기)을 노리기도 하고, 그냥 소소한 이익(투자)을 내기 위해 기회를 엿보기(투기)도 한다. 흔히 투기를 불법적인 것처럼 비난하지만 투자와 투기는 대개 합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 얻는 이익보다 불법을 저질러 내는 과징금과 처벌이 더 무겁다면 투자건 투기건 실패로 끝나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에서는 투자와 투기 둘 다 필요하다. 주택 소유자가 투자 목적으로 보유만 하고 있다면 주택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으며, 주식 투자자가 장기 수익을 바라고 팔지 않는다면 거래시장은 마비된다. 투기는 전투부대의 선발대로 볼 수 있다. 투자라는 주력부대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미리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투기가 성공하면 큰 이익을 누리는 건 그만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다.

 

한국 사회에서 유독 투자가 투기를 업신여기는 건 정치가 뒷배를 봐주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와 투기가 시장의 언어가 아니라 정치의 언어가 되면서 둘 사이는 멀어졌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지정하면서 투기와 투자 사이에 금이 갔고, “투자자는 보호하고 투기꾼은 때려잡는다”는 정치적 구호에 둘은 견원지간이 됐다.

 

경제 현상을 정치의 언어로 규정하고 판단하면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는데,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투기꾼` 이란 정치적 도식을 만들면서 청와대 고위공무원 상당수는 하루아침에 투기꾼이 됐다. 제 발등을 제대로 찍은 셈이다.

 

 

☞ 8월 25일 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재산 공개 대상인 청와대 고위공직자 15명 중 절반 이상이 본인·배우자 명의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문재인 정부는 8.2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내년 4월까지 다주택자에게 불필요한 집을 팔라`고 했는데 청와대 고위공직자 다수가 다주택자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고위공직자 주택보유 경위를 설명하는 보도참고자료(27일)를 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보유한 주택은 2채로 모두 부부 공동소유. 서울 송파구 아파트는 거주 중이며 경기 가평군 주택은 전원주택으로 은퇴 후 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것임.
▲조국 민정수석이 보유한 주택은 총 2채로 각각 본인과 배우자 소유임. 서울 서초구 아파트는 거주 중이며, 부산 해운대 아파트는 조 수석 본인이 울산대 교수 재직 시 출퇴근하기 위해 사놓은 것으로, 서울로 이직한 뒤 매각하려고 했으나 불발된 것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본인과 배우자 공동소유 1채, 본인 소유 1채 총 2채. 부부 공동 소유 아파트에 윤 수석이 살고 있고, 그 바로 옆 동에 있는 본인 소유 아파트는 윤 수석 어머니 부양을 위해 구입한 것임. 현재 어머니는 병환으로 요양 중임.
▲조현옥 인사수석은 총 2채로 본인과 배우자 각각 1채 소유. 전북 익산시 주택은 배우자 소유로, 배우자가 퇴직 이후 고향으로 내려가 거주 중임. 조 수석 소유인 서울 강서구 아파트는 실거주하고 있는 곳이었으나 교통편의 상 현재 중구 소재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 중임.
▲한병도 정무비서관은 총 2채로 본인과 배우자 각각 1채 소유. 전북 익산시 주택은 본인 소유로 청와대 근무 이전까지 거주 중이었던 주택임. 경기 성남시 다세대주택은 배우자 소유로 장모님이 거주 중이었으나 근래 별세하신 후 처제가 거주 중이었고, 매각을 추진하던 중 재산신고 이후에 매각이 되었음. 현재는 1주택자임.
▲전병헌 정무수석, 하승창 사회혁신 수석, 이상철 국가안보1차장,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2주택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부부 공동소유 1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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