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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81세…귀뚜라미 최진민 회장 절대권력의 실체

  • 2022.10.18(화) 07:10

[중견기업 진단] 귀뚜라미②
과거 ㈜귀뚜라미, 홈시스 기반 계열 장악
2019년 지주사 전환뒤 오너쉽 되레 강화
홀딩스 1대주주…실질 지분율 60% 육박

2004년 초 중견 냉난방 에너지그룹 귀뚜라미의 창업주 최진민(81) 회장은 그룹경영의 2선으로 물러났다. 지역민방 TBC(대구방송) 인수 후 대표이사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시기다. 2009년 조용히 ‘명예회장’ 대신 ‘회장’ 명함을 새겼다.  

2011년 10월 또 한 번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다. 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영입했다. 오래가지 않았다. 2014년 4월 신임 회장은 물러났고, 최 회장은 일제히 핵심 계열사들의 대표 자리에 앉으며 소리 소문 없이 복귀했다.

2019년 11월 지주회사 출범 이후로는 다시 귀뚜라미홀딩스를 비롯해 계열사 대표직을 올해 초까지 연쇄적으로 내려놨다. 비록 전문경영인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지만 현재 미완(未完)인 후계 승계 가시화로 이어질지 81세의 절대권력자 최 창업주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얽히고 설켜 있던 귀뚜라미 지배구조

귀뚜라미는 지주 체제로 전환하기 전에는 핵심 계열사들의 지배구조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있었다. 2000년대 이후 모태사업인 보일러의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냉방공조 분야로 활로를 찾던 시기, 보일러 계열사들이 전방위적으로 인수합병(M&A)을 한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즉, 옛 ㈜귀뚜라미(현 귀뚜라미홀딩스·제조), 귀뚜라미홈시스(유통)의 상호출자(2018년 말 기준·16.70%↔15.81%)를 뼈대로 ㈜귀뚜라미 계열(52.81%) 나노켐(부품) 등 보일러 ‘3인방’이 센추리,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등 냉방공조 3개사의 지분을 분산 소유했다. 귀뚜라미랜드, TBC 등 레저·미디어 계열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참고로 귀뚜라미홈시스는 귀뚜라미 보일러 판매유통 및 홈시스마트 사업을 했지만 인테리어사업에서 쓴맛을 본 뒤로는 2016년 인수한 도시가스업체 귀뚜라미에너지의 100% 지배회사로 존재한다. 작년 2억원이 채 안되는 매출이 방증이다.)

바꿔 말하면 얽히고설킨 지배구조는 감히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 창업주의 절대권력을 떠받치는 핵심 요소였다. 현재 파악할 수 범위로는, 당시 최 회장은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의 1대주주로서 지분 각각 25.16%, 57.96%를 직접 소유했다. 

실질지분 59%…계열 장악력 업그레이드

2019년 11월 지주 전환은 계열 지배구조의 ‘삼각축’인 보일러 3개사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각각 지주 및 사업부문으로 쪼개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다음으로 ㈜귀뚜라미 지주부문 귀뚜라미홀딩스(존속)가 다른 2개 지주부문을 흡수했다. 이에 따라 홀딩스는 현재 자회사 8개, 손자회사 4개, 증손회사 1개 등 냉난방 공조, 레저·미디어 분야의 13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최 회장의 계열 장악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현 귀뚜라미홀딩스의 단일 1대주주로서 소유지분이 31.71%다. 지주 전환 전 옛 ㈜귀뚜라미 지분에 비해 6.55%p 높아진 수치다. 귀뚜라미홈시스 등의 분할 지분 중 일부를 홀딩스로 갈아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귀뚜라미문화재단 소유의 16.16%를 합하면 47.87%다. 후속편에서 언급하겠지만, 문화재단은 비록 외부인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지만 최 회장이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이사직을 갖고 있어 최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뿐만 아니다. 현재 귀뚜라미홀딩스는 의결권 없는 자기주식을 18.75%나 가지고 있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나면 최 회장의 실질지분이 39.03%다. 재단을 포함하면 58.92%로 치솟는다.  

오래 갈까?…전문경영인 체제에 붙는 물음표

따라서 강력한 오너십을 갖추고 있는 최 회장이 지주 체제 전환을 계기로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심상찮은 것일 수 있다. 2020년 1월 나노켐을 시작으로 12월 귀뚜라미홀딩스 및 귀뚜라미홈시스, 올해 3월에는 ㈜귀뚜라미·센추리·귀뚜라미에너지 3개사의 대표직을 동시에 내려놓았다. 지금은 사내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최 회장이 지주사 출범 이후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표방하며 전면에 배치한 전문경영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현재 홀딩스는 경영관리본부장(CFO)을 지낸 재무통 송경석(57)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귀뚜라미홈시스와 TBC의 대표도 겸하고 있다.  

보일러 분야 ㈜귀뚜라미 및 나노켐은 경동나비엔 부회장 출신의 최재범(69) 대표가 맡고 있다. 귀뚜라미에너지는 이명호(57) 대표가 수장이다. 냉동공조 3개사는 센추리 백현수(65), 귀뚜라미범양냉방 이영수(64), 신성엔지니어링 박대휘(68) 대표 등이 면면이다. 

딱 여기까지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부인 김미혜(66) 귀뚜라미복지재단 이사장 사이의 2남3녀 중 장남 최성환(44) 귀뚜라미 관리총괄 전무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일찍부터 몸을 풀고 있어서다. 지분 승계 또한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하나 더. 최 회장이 오랜 기간 철칙처럼 지켜왔던 무(無)배당 기조를 깬 것도 예사롭지 않다. 넘겨짚어 본다면, 향후 2세 지분 대물림에 대비한 후계자의 증여세 재원 확보 수순으로 볼 수 있어서다. (▶ [거버넌스워치] 귀뚜라미 ③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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