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의류수출 및 패션업체 신성통상의 후계자가 배당으로 ‘잭팟’을 터트렸다. 손에 쥔 액수가 자그마치 160억원이 넘는다. 오너 염태순(69) 회장의 장남인 올해 30살의 염상원 가나안 이사가 주인공이다.
가나안, 작년의 3배 넘는 200억 배당
12일 업계에 따르면 가방·텐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가나안은 2022사업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결산 현금배당으로 지난달 말 주당 3만4500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액면(5000원)배당률 690%다. 배당총액은 200억원이다.
예년과는 매우 이례적인 배당기조다. 2016년 이후 한 해 적게는 30억원(2019년), 많아봐야 60억원(2021년)을 배당해왔다. 따라서 올해는 1년 전보다 주당 2만4160원(234%), 총 140억원이 불어난 액수다.
벌이가 워낙 좋았다. 올해 매출이 4120억원으로 작년보다 60.5%(1560억원)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03억원으로 125.1%(335억원) 증가했다. 특히 순익은 825억원으로 무려 580.5%(704억원) 불어났다. 주주들에게 전년보다 3배 넘게 배당금을 뿌렸지만 배당성향이 되레 49%→24%로 절반으로 낮아진 이유다.
가나안은 신성통상 계열의 모기업이자 지배회사다. 염 회장이 1983년 창업한 가나안을 앞세워 2001~2012년 신성통상과 에이션패션(옛 하이파이브)을 잇달아 인수, 가방·텐트 OEM에서 패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데 따른 것이다.
장남 염상원 17살 때 이미 지분 대물림
특히 2009년 주식 양도를 통해 계열 지배회사 가나안에 대한 염 회장의 2세 지분 대물림이 사실상 일단락된 상태다. 후계자의 나이 17살 때다. 이는 가나안의 올해 거액 배당으로 후계자가 제대로 ‘돈 맛’을 봤다는 뜻이다.
염 회장의 1남3녀 중 장남 염상원 가나안 이사다. 가나안의 현 지분이 무려 82.4%다. 신성통상이나 에이션패션은 한 주도 없다. 즉, 염 이사가 이번 가나안의 결산 배당금만으로 165억원을 챙겼다. 예년 25억~49억원을 많게는 8배 웃돈다. 작년에 비해서는 116억원이 불어난 액수다.
염 이사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가나안은 현재 신성통상 지분 41.8%를 소유 중이다. 니트 의류 수출을 비롯해 ‘지오지아’, ‘탑텐’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주력사이자 유일 상장사인 신성통상의 최대주주로 있는 것. ‘폴햄’, ‘프로젝트엠’ 등의 패션업체 에이션패션에 대해서는 2대주주로서 46.6%를 보유 중이다.
반면 염 회장의 계열 지분은 상대적으로 장남에 비해 얼마 안된다. 가나안의 경우 염 이사(82.4%)에 이어 2대주주지만 10.0% 밖에 안된다. 신성통상은 8.2%다. 다만 에이션패션의 1대주주로서 53.3%를 갖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