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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초심(修球初心):김용준 골프 레슨]③퍼팅 매트를 장만하라

  • 2019.11.22(금) 08:00

[골프워치]
그대 아직도 퍼팅 연습 매트가 없는가?
하루에 스무 개만 연습해도 골프가 달라진다

결국엔 퍼팅이 말을 한다. 하루 아침에 퍼팅이 늘 수는 없는 노릇. 티 오프 시간보다 일찍 나와서 퍼팅을 연마하는 것은 그것 때문이다.

[수구초심(修球初心)]은 김용준 전문위원이 풀어가는 골프 레슨이다. 칼럼명은 '여우가 죽을 때 고향 쪽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뜻인 고사성어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살짝 비틀어 정했다. '머리 수(首)'자 자리에 '닦을 수(修)'자를 넣고 '언덕 구(丘)'자는 '공 구(球)'자로 바꿨다. 센스 있는 독자라면 설명하기도 전에 이미 그 뜻을 알아챘을 것이다. ‘처음 배울 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골프를 수련하자’는 뜻이라는 것을. 김 위원은 경제신문 기자 출신이다. 그는 순수 독학으로 마흔 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골퍼가 됐다. 김 위원이 들려주는 골프 레슨 이야기가 독자 골프 실력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집에 퍼팅을 연습하는 매트(이하 퍼팅 매트)가 있는 독자는 손을 들어보기 바란다.

있다고? 물어보나마나 중상급 골퍼다.

앗! 아직 초보인데 너무 띄워주는 것 아니냐고? 아니다. 머지 않아 중상급 골퍼로 발돋움 할 확률이 99퍼센트다. 내가 장담한다.

사무실에도 퍼팅 매트가 하나 더 있다고? 흐흐. 이런 독자에게는 영화 ‘타짜’에 나오는 대사를 들려줄 수 밖에 없다. ‘너도 슬슬 미쳐가는구나야~’.

 

아직 퍼팅 매트가 없다고? 그건 좀 심했다. 바로 하나 장만하기 바란다.

진정한 골퍼가 되고 싶다면 거실에 퍼팅 매트를 펴놓고 틈만 나면 볼을 굴려봐야 한다.

배우자가 구박해서 차마 못 사고 있다고? 골프 잘 치는 사람치고 가정이 화목한 사람은 드물다. 흑. 말해 놓고 보니 상당히 높은 확률로 사실이다. 그러나 반드시 훗날 보람을 느낄 것이다. 매서운 눈빛을 보내던 그 배우자가 골프 맛을 아는 바로 그 때 말이다.

 

왜 느닷없이 퍼팅 매트 얘기를 하냐고? 퍼팅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샷이 빅 슬라이스가 날 때는 모른다. 퍼팅의 가치를. 어떻게든 드라이버 샷만 펴면 다 될 줄 안다.

아이언 샷 거리가 들쑥날쑥 할 때는 예상하지도 못한다. 퍼팅을 연마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릴지를.

그런데 드라이버 샷이 펴지고 아이언 거리가 제법 일정해 지면 그 때 절감하게 된다. ‘아뿔싸! 퍼팅이었구나’라고.

그 때는 이미 늦는다. 오랜 지루함과 싸울 수 밖에.

한동안 타수가 줄지 않을 때의 그 답답함은 겪어 본 사람은 안다. ‘내 골프는 여기까지인가?’라는 절망감이 오기도 한다.

 

드라이버 샷이 덜 죽기 시작하면 곧바로 90타수대에 들어간다. 아이언샷까지 맞아주면 '8자'를 쓰는 것도 예사다.

그러나 싱글 핸디캡퍼가 되려면 퍼팅이 따라줘야 한다.

퍼팅 기량이 부족한 싱글 핸디캡퍼는 없다.

퍼팅 실력이 시원찮아도 어쩌다 한 번 70대 타수를 기록할 수는 있다. 거의 매번 다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를 지키고 아이언으로 거의 다 그린에 올리면 된다. 그러나 어쩌다 한 두 번이지 핸디캡을 싱글(핸디캡 9이하)로 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일찍부터 퍼팅을 연마해야 한다는 얘기다. 퍼팅 매트만 깔아놓으면 퍼팅이 느냐고? 는다.

하루에 아침 저녁 열 개씩만 쳐도 는다. 스무 개씩 치면 더 좋다. 골프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이익은 덤이다.

 

그나저나 뱁새 김 프로 너는 어떠냐고? 퍼팅 매트가 있냐고? 후다닥. 글 쓰다가 꺼내서 깔았다. 그동안 접어 뒀다가. 경기위원 한다는 핑계로 퍼팅 매트에서 연습을 안 한 지가 제법 됐다. 이러니 어디 가서 쥐어 터지고 다니지.

김용준 골프전문위원(더골프채널코리아 해설위원 겸 KPGA 경기위원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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