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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돋보기]골프대회 막아선 신종 코로나, 4월도 '빨간불'

  • 2020.02.13(목) 16:23

KLPGA 투어 대회 모습(사진=KLPGA)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전세계를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특히 시즌을 일찍 시작한 골프 대회가 직격탄을 맞았고, 4월 국내에서 시작되는 대회도 개최를 낙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큰 타격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다. LPGA 투어는 시즌 초 아시아를 돌면서 경기를 개최해왔다. 이른바 '아시안 스윙'이다. 하지만 올해는 간판 하나 제대로 세워보지 못하고 끝이 나버렸다.

오는 20일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혼다 타일랜드가 가장 먼저 취소를 결정했고, 27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려던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도 다급하게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5일부터 중국 하이난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LPGA 블루베이 대회 역시 내년을 기약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역시 위기다. 내달 12일부터 나흘간 대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만여자오픈이 취소됐다.  

KLPGA 사무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걱정과 근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대에서 열리는 이벤트를 연기 또는 취소해야 한다는 권고가 있었다"며 "회원들과 팬, 그리고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골프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국내 대회도 비상등이 켜졌다. 4월 9일 시작 예정인 KLPGA 투어 국내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주최측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깊어졌다.

일단 진행되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중국에서 하루 3000명 넘었던 신규 환자가 2000명대로 줄어들고 있고, 국내 방역과 의료체계가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확산 위기감은 잦아들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적지 않은 인파가 입국하고 있어 불안감을 떨쳐낼 순 없다.

국내 의료계 전문가들 역시 4월 말이나 5월 초가 돼야 잠잠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이고, 보건 당국은 각종 행사 주최측에 충분한 방역을 실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골프대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4월 대회를 준비하는 주최측은 이미 비상 상황이다. 남자대회는 여유가 있어 개최 시기를 바꿀 수 있지만 여자대회는 끼어들어갈 자리 없이 촘촘하게 시즌 계획이 짜여 있어 연기가 바로 대회 포기가 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분위기라면 재정적인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골프대회는 2달 전부터 각종 장치장식물, 인쇄물 등을 발주하기 때문에 많은 예산이 먼저 투입된다. 만약 대회가 1~2주 남기고 취소된다면 낭비되는 예산이 상당하다. 또한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이라 주관사인 KLPGA에 보전을 요청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한 선수는 "대회가 취소되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 매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무리한 강행으로 혹시 모를 희생자가 나온다면 투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관계자들의 면밀한 조사와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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