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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AI와 바이러스

  • 2020.02.19(수) 15:31

당장 수익 올릴 서비스 개발에만 열중
기술개발에 국제보건시스템 접목시켜야

빌게이츠는 2015년 3월 테드 강연을 통해 전염병 방지시스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료=테드 홈페이지]

"우리가 가장 걱정했던 재난은 핵 전쟁 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가장 큰 재앙은 바이러스 입니다. 앞으로 몇 십년간 만약 무엇인가에 의해 수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면 그 원인은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일 것입니다"

빌 게이츠가 지난 2015년 3월 테드(TED) 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그의 예측은 정확했다. 2014년 에볼라 사태 땐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이 곧바로 증상을 보여 누워 있으면서 비교적 확산이 더뎠지만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땐 건강하다고 느끼지만 전염성 있는 사람들이 활동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이끌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2월19일 현재 전세계 확진자 7만5150명 중 2009명이나 사망했다. 만약 1918년 스페인 독감 때 처럼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퍼질수도 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빌 게이츠 주장처럼 우리는 핵 억제력에 막대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인류생활을 윤택하게 할 기술개발에 대해서도 5G 통신망, 인공지능(AI)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전염병 예방이나 방지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미흡하다. 테크(tech) 분야의 최고 전시회라 불리는 CES에 가봐도 의료테크 분야에선 고작 헬스케어 수준일뿐 전염병 방지시스템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업입장에선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입장에선 '내 나라가 아닌 후진국형 전염병 문제에 우리가 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응 시스템을 만들 능력이 있다. 의료기술력뿐 아니라 과학, IT기술력도 있다. 휴대폰으로 정보전달도 빨리 할 수 있다. 통신 네트워크나 위성을 통해 사람들의 위치와 이동도 살펴볼 수 있다. 

이 모든 기술들을 국제 보건 시스템에 접목시켜야 한다. 마치 우리가 핵 전쟁에 대비하듯 말이다. 

빌 게이츠는 말한다. "저는 이 일에 들어갈 비용이 정확히 얼마일지 모른다. 그러나 잠재적인 피해에 비하면 그리 높지 않다"고 말이다. 그의 말이 옳다. 이제는 누군가 나서서 실행에 옮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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