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최근 연임에 성공한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옷을 벗을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온라인 경제매체 기자들이 전하는 CEO 소식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오늘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최근 연임에 성공해서 지난달부터 새롭게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엔 19세 연하의 여성과 재혼에 골인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이런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옷을 벗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망해가는 저축은행을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금감원의 징계를 받게 된 건데요. 금감원의 징계가 김 행장과 하나금융그룹에 미치는 파장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건이 문제가 된 겁니까?
<기자>
김종준 행장은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2011년 하나캐피탈 사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당시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서 145억 원을 지원했는데요. 이 투자가 문제가 됐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미래저축은행은 그때 망해서 지금은 퇴출당했는데요.
김 행장은 이 투자를 주도해서 하나캐피탈에 60여억 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투자 과정에서 가치평가 서류를 조작하고, 이사회는 아예 열지도 않고 사후에 서면결의로 대신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부당 지원 의혹을 사고 있는 겁니다.
<앵커>
금융당국이 조사한 결과만 놓고 보면, 김 행장이 정해진 방식을 거치지 않고 거의 전결 형태로 저축은행 지원을 결정했다 뭐 이런 얘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앵커>
김 기자,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도 미래저축은행 부당 지원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죠?
<기자>
사실 미래저축은행 부당 지원 건은 김승유 전 회장이 몸통으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인 김 전 회장은 MB정부 시절 4대 천왕으로 통했는데요. 역시 당시 실세였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통해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을 소개받았고, 이후에 부당 지원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금감원은 그동안 김 전 회장이 연루된 물증을 잡지 못했는데요. 이번에 추가 검사를 통해서 일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얘기를 종합해 보면 김종준 행장은 김승유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부당 지원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뭐 이런 얘기죠?
<기자>
정황상 그렇습니다.
<앵커>
그게 사실이라면 김 행장 입장에선 억울한 법도한데, 어쨌든 두 사람은 어떤 징계를 받게 되나요?
<기자>
징계 수위는 이달 17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됩니다. 금감원은 그 전에 본인에게 징계 사항을 전달해서 소명 잘차를 밟는데요. 최근에 김 행장에겐 문책경고, 김 전 회장에겐 주의적 경고를 통보했다고 합니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징계는 주의와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다섯 단계로 나뉘는데요. 문책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되고, 퇴임 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됩니다. 소명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금감원이 통보한 징계 수위가 유력하다고 보면 됩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 김 행장은 어떻게 됩니까? 그냥 은행장 자리를 계속 지키게 되는 겁니까? 아님 바로 물러나야 합니까?
<기자>
재취업 금지니까 바로 물러날 필요는 없습니다. 김 행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진데요. 다만 중징계를 받게 되면 현실적으로 은행장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스스로 물러나는 등의 방식으로 옷을 벗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행장이 금감원의 제재에 반발해서 법적 대응에 나서면 자연스럽게 임기를 채울 수도 있는데요. 결국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그룹의 의중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징계를 받게 되는 김 전 회장은 취업제한 등 신분상 제약은 없지만 명예에 적지않은 흠집을 남길 수 있습니다.
<앵커>
하나금융 조직이 받는 충격도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부 분위기 어떻습니까?
<기자>
안그래도 하나금융은 최근 KT ENS 대출 사기 건으로 16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봤습니다. 혹시나 대출 사기 과정에서 하나은행 직원이 엮이지나 않았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다 최악의 경우 은행장을 새로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의 후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김 행장은 이미 물러난 임창섭 전 하나대투증권 사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과 함께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혀왔는데요. 이번 일로 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현 회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습니다.
<앵커>
하나금융, 앞으로 잘 지켜봐야겠군요.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