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적으로 공개매수가 발표되면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신 전 부회장 측은 ‘공개매수’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대항공개매수’ 등의 반격 카드가 있지만 수천억원대의 자금이 동원돼야하기 때문에 여의치 않다.
일본 ㈜롯데는 이달 9일부터 28일까지 롯데제과 11만2775주(7.9%)를 공개매수한다. 주당 매수가는 230만원으로, 총 매수금액은 최대 2594억원이다. 롯데그룹 측은 “한국 롯데제과와 사업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공개매수는 신동빈 회장의 롯데제과 지배력 강화를 위해 시행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에 따른 신동빈 회장의 제과 음식료 부문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제과는 롯데쇼핑(7.86%), 롯데칠성음료(19.29%)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롯데제과를 지배하는 이가 그룹 절반을 가져가는 셈이 된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8.78%(12만4850주)로, 신동주 전 부회장보다 6만8613주(4.82%) 더 많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뒤엔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롯데제과 지분 6.83%)와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2.52%), 롯데장학재단(8.69%) 등 우군이 있다.
롯데알미늄·호텔롯데· 대홍기획 등 3개 계열사가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 21.77%는 복잡한 지배구조에 따라 얽혀 있어, 신동빈 회장 입장에선 좀 더 확실한 ‘지원군’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지난주 일본 롯데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수한 롯데제과 2만9365주(2.07%)를 포함해 총 10%를 우호세력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SDJ 코퍼레이션 측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대응 방안은 없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직 아무 말이 없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쓸 카드는 많지 않다. 가장 강력한 대응 방식은 ‘맞불 작전’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측에 맞서 롯데제과 ‘대항공개매수’(공개매수기간 중 그 공개매수에 대항하는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이다. 자본시장법 139조에 따르면 공개매수자는 대항공개매수가 있을 경우, 공개매수를 철회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롯데 측이 제시한 주당 230만원 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594억원 이상을 투입해야하는 자금 부담이 있다. SDJ 코퍼레이션 측 관계자는 “대항공개매수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