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선임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로 한다(롯데제과 정관 30조).
내년 3월 사내이사 전원이 바뀌게 되는 롯데제과에서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과 그의 형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이 의결권 절반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이사 선임 주도권은 신동빈 회장이 쥐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개인 돈 1052억원을 들여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였고, 일본 계열사의 지원사격을 통해 우호 지분 40%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주)롯데는 이달 28일까지 롯데제과 주식 11만2775주(7.93%)를 2594억원(주당 230만원)에 공개매수 하고 있다. 일본 (주)롯데는 이달 4일 롯데제과 2만9365주(2.07%)를 675억3950만원에 인수했었다. 공개매수 완료되면, 일본 (주)롯데의 롯데제과 지분은 기존 2.07%에서 10%로 늘어나게 된다.
일본 (주)롯데는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분류된다. 일본 (주)롯데의 대표이사를 신동빈 회장의 측근인 쯔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대표가 맡고 있어서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올 9월 롯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제과 1만9000주(1.34%)를 357억5800만원에 인수했다. 신동빈 회장은 주식매입 대금 전액을 은행에서 주식담보 대출 받았다. 한 달 뒤 신동빈 회장은 또 은행 빚(주식담보) 695억원을 내, 롯데제과 3만주(2.11%)를 사들였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올 6월 5.34%에서 12월 8.78%로 3개월 만에 3.44% 늘었다.
올 9~12월 4개월간 신동빈 회장과 일본 (주)롯데가 롯데제과 지분 인수에 투자한 돈은 428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신동빈 회장이 은행 빚을 내고, 일본 (주)롯데의 도움을 받은 것은 그 만큼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과 김용수 부사장 등 롯데제과 사내이사 4명의 임기가 모두 2016년 3월 21일에 끝나는데, 자칫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과 표대결이 벌어질 수 있다.
롯데제과 정관에 따르면, 이사의 선임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로 하되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수로 정한다. 내년 롯데제과 주주총회에 주주의 25% 이상이 참석하고, 그 중 절반의 지지를 얻어야 이사를 새롭게 선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롯데제과 주주총회 주주 출석률은 84%(위임포함). 작년 기준이면, 이사 선임을 위한 마지노선은 42%가 된다.
현재 신동빈 회장의 우호세력은 롯데알미늄, 호텔롯데, 대홍기획, 일본 (주)롯데 등 국내외 계열사가 거론된다. 현재 총 우호세력 지분율은 32.62%로 추산되는데,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게되면 우호지분은 40.55%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롯데제과 5만6237주(3.96%)를 갖고 있으며,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신격호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롯데장학재단 등의 지분을 모두 모으면 22%에 머문다. 올해 말까지 주주명부에 등재되는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올해가 보름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소액주주와 국민연금(롯데제과 지분 6.04%)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역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게 되면 롯데제과 이사 선임의 주도권을 신동빈 회장 측이 쥐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