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서울 정릉동에서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이 동생들의 경영권 다툼에서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쪽으로 돌아섰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막내인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도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現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거리를 뒀다. 신 고문 역시 아버지의 성년후견 개시에 찬성한다는 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로써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장남(신동주)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들(신영자·신동빈·신유미)은 모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실시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주목되는 부분은 신 이사장의 입장 변화다. 경영권 분쟁이 터진 지난해 7월 장남(신동주)과 함께 아버지를 모시고 일본 롯데를 찾았던 그가 이번에는 차남(신동빈)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롯데그룹에서 '신 총괄회장의 딸' 그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롯데그룹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롯데제과와 롯데쇼핑에 본인의 지분이 있고,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등기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특히 신 이사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롯데재단은 롯데제과(8.69%)·롯데칠성음료(6.28%)·롯데푸드(4.10%)·대홍기획(21%)·롯데쇼핑(0.15%) 등 롯데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무시할 수 없는 주주다. 재계에서는 신 이사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오는 18일 열리는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제과 등기임원에서 빠진 것과 달리 신 이사장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자리를 지켰다.
그는 지난해 9월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 등기임원에서 해임될 때도 등기임원 자리를 유지했다. 이달말 열리는 호텔롯데 주총에서도 그의 자리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이사장의 재선임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