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티마크호텔 명동, 호텔스카이파크 명동, 호텔 스카이파크 센트럴…
이 호텔들의 공통점은? 우선 위치다. 이 호텔들은 모두 서울 중구에 위치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이 속한 중구는 '호텔 특구'로 불린다. 두 번째 공통점은 소유주다. 이 호텔들은 모두 국내 담배 시장점유율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KT&G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KT&G가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는 주요 빌딩들. [사진=담배인삼공제회 홈페이지] |
◇ 상반기 부동산 영업이익 172억
KT&G가 '빌딩 부자' 반열에 올랐다. 담배와 홍삼 판매로 마련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것이다. 올 6월 기준 KT&G가 보유한 투자부동산만 2842억원에 이른다. 투자부동산은 작년 말보다 72.8%(1197억원) 늘었다.
올 상반기 KT&G는 부동산 사업부에서 매출 747억원과 영업이익 172억원을 거뒀다. 회사 전체 매출의 3.4% 밖에 되지 않지만, 침체된 국내 담배 시장을 생각하면 알토란 같은 수익이다. KT&G는 투자부동산 외에도 유형자산으로 분류되는 토지와 건물을 1조100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KT&G가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진출한 것은 민영화 이듬해인 2003년이다. 부동산사업국이 부동산사업단으로 승격했고, 회사가 보유한 유휴지가 개발 대상에 올랐다. KT&G는 건설사와 손잡고 노는 땅 위에 건물을 올렸다. 서울 성동지점 자리에 패션상가 디오트를 개발했고, 전주 연초제조창·대구 전매청·안동 원료공장·대전 연구원숙사 등 부지 위에 아파트를 올렸다.
물론 임대 사업은 기본이다. 대치타워, 서대문타워, 코스모수원빌딩, 분당센트럴타워 등 KT&G가 보유한 고층 빌딩에서 임대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 KT&G가 투자한 리츠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 소유 빌딩 | KT&G 지분율 |
케이브이지제1호 | 과천 코오롱타워 | 29.67% |
제이알제5호 | 호텔스카이파크 명동2호점 | 34.63% |
제이알제8호 | 호텔 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점 | 21.74% |
제이알제10호 | 티마크호텔 명동 | 28.79% |
제이알제13호 | 강남구 스타빌딩 | 27.03% |
◇ 빌딩 쇼핑하고, 리츠 투자하고
KT&G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 투자에도 나섰다. 리츠는 건물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부동산을 개발·관리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KT&G는 현재 5개의 리츠에 투자하고 있다. 과천 코오롱타워, 호텔스카이파크 명동2호점, 호텔 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점, 티마크호텔 명동, 강남구 스타빌딩 등이 KT&G가 리츠를 통해 투자한 부동산이다.
부동산투자펀드에도 투자한다. KT&G는 2014년 신라스테이 제주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이지스자산운용 운용)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직접 '빌딩 쇼핑'에도 나섰다. KT&G는 2014년 612억원에 인수한 을지로타워(서울 중구 소재)를 현재 리모델링 중이며, 오는 11월 임대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 6월 명동 스카이파크호텔을 인수하려했지만, 현재 보류된 상황이다. 지난해 인사동 쌈지길도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막판에 인수 계획을 접는 등 부동산 매입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개발 사업도 계속 진행 중이다. 올 11월 세종시에 조성되는 방축천 특화상가 개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고, 수원시 연초제초장 개발 사업은 현재 인허가 단계에 들어갔다.
KT&G 계열사 상상스테이가 운영하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사진 =홈페이지) |
◇ 종합 레저 기업을 상상하다
KT&G는 최근 호텔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작년 말 200억원을 출자해 호텔 운영법인 ㈜상상스테이를 설립하며 첫 단추를 끼웠다. 올 5월 문 연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은 상상스테이가 운영하는 첫 번째 호텔이다. 이 호텔은 KT&G가 소유하고, 메리어트가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상상스테이의 목표는 종합레저기업이다. 오원택 상상스테이 대표는 "서울 명동과 춘천 나아가 부산, 제주 등의 호텔사업과 함께 리조트와 기업연수를 아우른 종합 관광·레저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