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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체크리스트]④ 현대百, 넘어야할 두가지 고비

  • 2016.10.12(수) 11:28

면세점 운영경험 전무..HDC신라와 격돌 불가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놓고 대기업간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대기업에 배정된 면세점 티켓은 3장이다. 이를 위해 롯데·현대백화점·신세계·HDC신라·SK네트웍스 등 5개사가 뛰어들었다. 각 기업의 면세점 특허권 취득 여부를 좌우할 변수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엑스를 끼고 있는 무역센터점을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무역센터점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대기업에 배정된 신규면세점 티켓 2장을 놓고 경쟁을 벌였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냥 떨어진 게 아니라 입찰에 뛰어든 7개사 가운데 꼴찌를 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강남 무역센터점이라는 확실한 면세점 후보지를 내세웠음에도 땅만 있고 건물 하나 올리지 않은 이랜드에도 밀렸다. 정부가 서울 강북의 면세점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방안을 우선 고려한 데다, 면세점 경험이 전혀 없는 곳에 신규 특허권을 내주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시내면세점은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손잡고 설립한 HDC신라면세점과 제주국제공항에서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던 한화갤러리아에 돌아갔다. 자존심을 구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면세점 경쟁에는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해가 바뀐 뒤 현대백화점은 사뭇 다른 결의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초 HDC신라·갤러리아63·신세계DF·두타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들이 관세청의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방침에 반발할 때 현대백화점은 이들이 자사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각을 세웠다. 유통업계에선 정부의 의중을 읽은 현대백화점이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소문이 돌았다.

 

현대백화점은 이번에도 강남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워 도전장을 냈다. 현대백화점이 강남을 고집하는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의 20%가 찾는 지역임에도 강남에는 면세점 쇼핑을 즐길만한 곳이 적기 때문이다.

현재 시내면세점 9개 중 강남에 자리잡은 곳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하지만 면적(1763평)이 소공동 본점(4875평)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명품브랜드가 적어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면세점(4237평)을 열면 외국인의 쇼핑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또 강북에는 면세점이 8곳이나 있는 만큼 서울관광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강남에 면세점을 내줘야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 면세점은 국가가 징세권을 포기하면서 특정기업, 특정장소에만 허용하는 특수한 산업이다. 그런 만큼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들이대 특허권을 부여한다.

 

하지만 면세점 경험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번에 입찰에 뛰어든 5개사(롯데·HDC신라·워커힐·현대백화점·신세계) 가운데 면세점 운영경력이 전무한 곳은 현대백화점뿐이다.

면세점 경험이 중요한 것은 면세사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면세점은 국가가 관세와 부가세, 개별소비세 등 징세권을 포기하는 대신 연관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특정기업과 특정장소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사업이다. 만에 하나 면세품이 지정된 곳이 아닌 데서 유통되면 시장질서 교란과 조세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 탓에 정부는 매장과 창고부터 재고관리, 인력운용계획 등을 깐깐하게 들여다본다.

 

신세계가 지난해 7월 면세점 경쟁에서 탈락한 것도 면세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1930년에 지은 건물인 본점 본관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으나 면세품 하역작업이 쉽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탈락했고, 바로 뒤에 있는 신관을 새로운 후보지로 내세워 지난해 11월 특허권을 획득했다. 내로라하는 유통기업도 관세청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0년 이상 유통업을 해온 기업으로서 매장관리와 물류, 상품소싱에는 자신이 있다"며 "인천 영종도 보세화물구역 안에 이미 3000평 규모의 창고를 확보했고, 면세물류에 강점을 지닌 일본 도시바와 IT물류시스템 운영협약을 체결하는 등 시스템도 완비했다"고 말했다.

 

▲ 현대백화점은 HDC신라와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친인척 관계다. [사진=비즈니스워치 DB]

 

현대백화점이 또하나 넘어야할 산은 HDC신라다. HDC신라는 무역센터점과 직선거리로 약 500m 거리에 위치한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두 회사에 각각 면세점 특허를 내준다면 기존에 있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 더불어 코엑스 일대에 면세점 3곳이 한꺼번에 영업하는 일이 벌어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도 면세사업자는 롯데와 신세계 두 곳뿐"이라며 "면세점이 3개나 들어설 정도로 코엑스가 뜨는 상권은 아니다. 1~2개면 몰라도 3개면 과잉 아니냐"고 했다.

현재로선 관세청이 코엑스 일대에 신규면세점을 허용하더라도 현대백화점과 HDC신라, 모두에게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관측이 많다. 어느 한쪽이 쓰러지지 않으면 안되는 무한경쟁이 코엑스 일대에서 벌어지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의 정지선 회장과 HDC신라의 한축을 이루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5촌 사이다. 이번에도 면세점 앞에선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얘기가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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