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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 유니클로에 도전장 낸 상품기획자

  • 2016.12.08(목) 16:19

롯데마트 의류브랜드 '테', 영토확장 본격화
안태용 MD "3년뒤 1천억 브랜드로 키울것"

▲ 안태용 롯데마트 상품기획자는 "의류브랜드 '테(TE)'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올해 3월 선보인 테는 저렴한 가격과 유명 브랜드 못지않은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니클로가 성공한 첫째 이유는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에서 옷 한 벌 살 돈이면 유니클로에서 서너 벌 살 수 있으니 소비자들이 몰린 거죠. 여기에 히트텍처럼 기능성을 강조한 홍보전략이 통했고…."

안태용(36) 롯데마트 PB의류팀 상품기획자(MD)는 국내에서 유니클로의 성공요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지난 2004년말 합작법인으로 한국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설립 10년만에 1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안 씨는 요즘 롯데마트의 자체 의류브랜드 '테(TE)'를 유니클로에 버금가는 대형 브랜드로 키우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테는 올해 3월 롯데마트가 선보인 의류 특화브랜드다. 현재 12개 점포에 편집숍 형태의 테 매장이 있다. 이름은 맵시를 뜻하는 한자어 '태(態)'에서 따왔다.

그는 "의류 일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무슨 옷을 입었는지부터 보게 된다"며 웃었다. 2003년 롯데마트에 입사한 안 씨는 입사 초기 1년을 제외하면 줄곧 옷을 다루는 분야에서 일했다. 점포에 있을 땐 의류매장 관리를 책임졌고 본사에선 상품기획자로서 어떤 옷이 잘 팔릴지를 궁리했다. 그는 올해 9월 국내 대형마트에선 처음으로 가슴둘레 110cm 이상의 빅사이즈(2XL~4XL) 의류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저같은 사람이 입을 옷이 마땅치 않더라고요. 오프라인에선 이태원이나 동대문을 가야 구할 수 있고,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획일적인 디자인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우리가 취급하면 좋겠다 싶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키 179㎝, 몸무게 120㎏의 육중한 몸매인 안 씨는 3XL(가슴둘레 115㎝) 옷을 주로 입는다. 그는 "빅사이즈 의류는 수요 자체가 한정돼있지만 한번 찾은 고객은 꾸준히 그 매장을 찾는 등 단골 확보에 좋은 아이템"이라며 "주위의 걱정과 달리 현재까지 고객들의 반응이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안 씨는 2주에 한번꼴로 동대문시장을 찾는다. 유명 연예인이 입고 나온 옷이 며칠 만에 상가를 점령하는 '핫'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 글로벌 SPA 패션 브랜드도 예전엔 명품숍을 돌며 디자인을 착안했지만 지금은 동대문을 많이 찾는다"며 "최신 패션흐름을 파악하는데 이만한 곳이 없다"고 귀띔했다.

안 씨는 대형마트 의류도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로 점점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자인은 동일한데 색상만 달리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최신 유행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6개월에서 1년전부터 준비하는 기획상품은 비수기에 공장을 돌려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량생산이라 디자인의 다양성을 확보하긴 어렵죠. 그래서 우리는 기획상품 대 스팟상품 비중을 80%대 20%의 비중으로 가져갑니다. 적어도 20%는 유행에 뒤지지 않는 상품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그 위에 최신 유행을 입힌 시도는 매출증대로 이어졌다. 안 씨는 "테 브랜드 출시 이후 점포당 의류매출이 월평균 45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롯데 계열이 아닌 다른 쇼핑몰에서 입점 제안도 받았다.

"그쪽(다른 쇼핑몰)도 반신반의했을 겁니다. 마트 의류가 거기서 거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 분들을 서울역점에 있는 테 매장으로 모셨습니다. 브랜드 의류 못지않은 디자인과 숍인숍 같은 매장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기다릴테니 당신들 준비가 되면 들어와달라고 하더군요."

롯데마트는 테 브랜드를 앞으로 3년내 연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에는 테 매장 23개를 연다. 영토확장에도 나선다. 당장 내년 2월 홈쇼핑 방송이 예정돼있다. 롯데홈쇼핑이 아닌 다른 홈쇼핑을 통해서다.

안 씨는 "예전엔 (협력사로부터) 주로 상담요청을 받았지만, 지금은 우리 브랜드를 입점시키려고 다른 회사에 상담을 요청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며 "언젠가는 롯데마트의 테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바로 그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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