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시된 2016회계연도 롯데쇼핑 감사보고서 한 부분이 아귀가 맞지 않았다. 롯데쇼핑이 투자한 관계회사 실적이다. '롯데쇼핑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롯데리아 매출은 1조1228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이다. 그런데 실제 롯데리아 실적과 달랐다. '롯데리아 감사보고서'에는 2015년 매출이 1조1232억원, 영업손실 19억원으로 돼 있다. 매출은 4억원 차이가 나고 영업손실(롯데리아 감사보고서)은 영업이익(롯데쇼핑 감사보고서)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쇼핑 감사보고서상 대홍기획, 롯데자산개발, 롯데상사 등 다른 관계사 실적도 실제와 맞지 않았다. 매출이 수백억원 차이나는 곳도 있었고, 총포괄손실이 80억원 넘게 축소된 곳도 있었다. 오류는 수년째 반복되고 있었다.
[그래픽: 김용민 기자] |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회계마감 시점이 다르다보니 관계사중 숫자가 늦게 나온 곳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롯데쇼핑은 관계회사들로부터 실적을 전달받아 한해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관계사 실적마감이 늦어지면서 급한대로 가결산 실적을 반영했다는 얘기다.
또 관계사들이 많다보니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작은 오류'는 굳이 수정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회사 전체 실적이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 바로 수정하지는 않는다"며 "오류는 다음분기에 바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계상 작은 오류는 수정할 필요 없을까. 한 회계사는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큰 오류라면 바로 잡아야하지만 미미하면 중요성의 원칙에 따라 수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롯데쇼핑 사례는 애매하고 찜찜해 나 같으면 수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계사도 "중요성의 원칙에 따라 오류가 크지 않다면 수정해서 일부러 혼란을 만들 필요없다"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오류라도 회계 신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며 "특히 롯데 비상장사는 2011년까지 한문으로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만큼 회계 투명성에 큰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회계사들은 롯데쇼핑 감사보고서가 법상 문제가 없다해도 5대그룹으로 성장한 롯데그룹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계는 경영의 언어다. '아 다르고 어 다른것'이 언어의 생리다. 작은 오류가 쌓이면 큰 오해를 만들 수도 있다.
▲ 롯데리아 2011년 감사보고서. 한문으로 작성돼 투자자들이 투자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